새벽에 바다로 출발

by 자급자족

풍경이 아닌 가족을 구경한다. 한 장면으로 보는 일, 오랜만이다. 새벽에 눈뜨자마자 바다를 보기 위해 출발했다. 남편은 새로(?) 산 중고차가 마음에 드는지, 간간히 허공에 대고 차 설명을 한다. 아들은 블루투스로 팝송 선곡을 한다. 딸은 좌석을 한껏 뒤로 젖히고 잠을 청한다.


청소년기 남매를 뒷좌석에 나란히 앉혔다가는 말다툼이 벌어질게 뻔다. 딸을 앞좌석으로 보내고, 내가 뒤에 끼여 탔다. 사춘기 아들이 선곡한 음악을 들으며 가족의 풍경을 보니, 뭔가 뿌듯하다. 무슨 뿌듯함인지 모르겠다.


고운 모래가 시그니처인 남애항, 오늘의 목적지다. 발로 꼼지락거리면 조개가 잡히는 곳이며, 수심이 적당하고 안전해 남애항만 간다. 남편은 8시에 바다에 도착하자마자 그리들에 라면을 끓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발아래 가방 안, 수영복 속에 남편 몰래 책 두 권을 고이 싸왔지만, 일단 쉬자. 쉬어야겠다.


강원도 가는 길에는 터널이 많다. 인생 같다. 굳건히 빠져나와야 하는 터널. 바다로 가려면 가뿐히 지나쳐야 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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