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아침식사 후 가족과 텃밭에 갔다. 첫 번째 목적은 장마가 오기 전에 감자와 깻잎을 수확하는 것이었고, 두 번 째는 영어과외 선생님께 드릴 채소 꾸러미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깻잎이 무성하게 자라서, 커진 잎을 모조리 땄다. 따줘야 새 잎이 난다. 깻잎을 재료로 한 요리법은 다양하지만, 어렸을 때 먹었던 '생 깻잎김치'를 먹어보고 싶었다. 문제는 만들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유튜브를 찾았지만, 유튜버마다 레시피가 조금씩 달랐다. 결정적으로, 내 깻잎 분량에 맞는 양념의 양이 감이 오지 않았다.
결국, 직관에 의지해 깻잎김치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최대한 텃밭 재료로 하면, 일단 기본은 하지 않을까' 싶었다.
텃밭에서 수확한 양파, 부추, 꽈리고추, 일반고추, 청양고추, 대파, 깻잎을 준비했다. 고춧가루는 시골 방앗간에서 구매했기에 이것도 텃밭표로 분류해 본다.
요리 유튜버 '오늘의부엌'은 깻잎김치 양념 비율로 간장 5, 물 5, 올리고당 1, 매실청 2, 다진 마늘 1, 참깨 1, 고춧가루 2라고 소개했다. 유튜브 영상보다 내 깻잎의 양이 많은 듯하여, 고춧가루 1스푼, 올리고당 1, 물 2, 까나리액젓 2를 추가해 보았다. 만약 맛이 없으면? 깻잎맛으로 먹으면 된다. 만들고 나니 제법 그럴듯하다. 내년에는 깻잎을 두 그루 더 심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오늘은 중3 아들이 영어과외를 가는 날이었다. 과외 선생님께 드릴 채소 선물 꾸러미를 만들어 보냈다. 나는 평소에 직장에서 건물 수리하시는 분, 화장실을 청소하시는 분, 대학 교수님 등 감사한 분들께 야채 꾸러미를 자주 드린다. 그런데 아이들 과외 선생님께 드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년의 과외선생님은 우리 부부가 느끼기엔 우리보다 더 정성스럽게 아이들의 영어교육에 힘을 쏟는 분이다.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노각 오이 2개, 가지 2개, 연한 상추, 연한 깻잎, 셀러리, 양파, 감자를 담아 꾸러미를 만들었다.
과외하는 곳에 들어가며 아들이 말했다. "엄마, 이게 맞는 일인지 모르겠어."
웃으며 말했다. "고마운 마음에는 맞고 틀림이 없는 것 같아. 오늘 아침, 가족이 함께 딴 거라고 드리고 오자." 아이들이 영어를 아주 좋아하게 되었으니, 선생님께 고마운 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