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전, 남편이 반찬가게에서 가끔 사 오는 반찬이다. 남편의 취미는 요리지만, 육전만큼은 가게에서 구입해 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그래서 만들어보기로 했다. 예전에 만들어봤던 것 같은데 기억나지 않는다. 매우 간단한 프로세스라 정보검색을 패스할까 하다 요리 유튜브 콘텐츠 두어 개를 시청한다. 역시 별게 없다.
퇴근하고 집앞 마트 정육점에 들러 "육전용 고기 주세요" 했다. 한우는 없다며 안타까워하신다. 처음부터 수입산 구입하려 했는데, 다행이다. 애들 성장을 위해 소고기는 먹여야겠고, 지속성을 위해서는 수입산이 합리적이다. 호주산도 호주에서는 국산이었을 거다.
소고기 부위 중 설도나 홍두깨살이 육전에 제격이라고 한다. 어머니께서 뭐든지 소금간만 맞으면 다 맛있다고 하셨는데, 믿고 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소금 후추를 솔솔 뿌린다.
호주산 육전용 홍두깨살 구입 - 해동 - 키친타월 위에 소고기 올리고 소금, 후추 골고루 밑간 하기 - 고기 위로 키친타월 또 깔고 고기 올리고 밑간 하기 - 계란 3개 풀고 소금 간하기 - 찹쌀가루에 얇게 묻혀주기 - 계란물 묻혀 후라이팬에 고기 올리기 - 고기 표면에 육수가 올라온다 싶으면 뒤집기. 끝
한팩을 다 만들고 있으니 남편이 혼잣말을 하고 지나간다. "역시 손이 커" 소고기를 소분해서 반만 활용할걸 그랬나? 냉동상태였기에 해동한 후 소분해서 또 냉장, 냉동보관하기 애매하다. 학원 다녀온 중학생 두 아이에게 주니 앉은 자리에서 3/4을 먹는다.
남편에게 요즘 반찬가게 육전의 가격을 물었다. 육전 작은 거 6장에 6천 원 정도 한다고 한다. 마트에서 육전용 소고기 한팩은 13000원대이다. 한팩에 약 15장-18장 정도 들어있다. 노동력과 시간 고려하면 반찬가게 이용이 효율적인가? 모르겠다.
느끼하지 않게 마늘이나 청양고추도 계란물에 다져 넣고 싶었지만 실험은 참아봤다.
남은 찹쌀가루는 봉지 위의 '찹쌀'이라는 글씨가 잘 보이도록 집게로 밀봉하여 냉장고 서랍칸에 가지런히 정리해두었다. 냉장고 아무 칸에나 찹쌀가루를 넣어두면? 깜빡 잊고 다음에 같은걸 또 구입할 확률이 높다. 그렇게 실수해서 우리집은 빵가루가 2개다.
갑자기 애 키를 키우고 싶다는 충동이 또 일어날 때, 육전용 고기를 사서 퇴근해야겠다. 청양고추와 마늘도 넣는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