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중학생 아들이 동파육을 만들어달란다. 한 귀로 듣고 흘렸다. 동파육은 만들어본 적이 없다. 오늘도 동파육이 먹고 싶단다.
금요일인 오늘아들은 하교 후 수학심화 2시간->영어학원 2시간 -> 국어과외 2시간을 하고 10시에 귀가한다.금요일은 그렇게 되었다. 나 같으면 도망갔을 텐데 열심히 공부한다.
퇴근하고 동파육에 대해 찾아보았다. 이연복 셰프가 전문으로 하는 음식이란다. 이연복 셰프의 동파육 요리시간을 보니 4-5시간은 걸리는 것 같았다. 게다가 삶고 굽고 조린단다. 식재료에 스트레스를 줘야 하나 싶다.
유튜브 레시피를 몇 개 더 시청하며 방법을 메모해 본다. 어렵지 않게,재료가 없으면 없는 대로, 심플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본다.
퇴근길에 고기전문점에 갔다.
정육점아저씨께 "동파육이란 걸 처음 해보려는데 통삼겹 구입하면 될까요?" 했다. 세일 중이라고 어필하신다. 보여주시는 덩어리 그대로 샀다. 실은 한근이 얼마의 분량인지 모른다. 보이는 대로 달라고 했다. 집에 와서 보니 1,246g이다. 24,700원. 질릴 때까지 먹으라고 많이 샀다. 2근을 샀나 보다.
삶고 굽고 조리는 동파육이라니..
흐르는 물에 고기를 샤워시키고 찬물에 담가뒀다. 큼직하게 잘랐다.
1. (삶기)
팔팔 끓는 물에 월계수잎 3장과 후추알과 고기를 넣고 10분 데쳐준다. 거품 말고 고기만 건진다. 채반에 올려 그대로 식힌다.
2. (굽기)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른다. 고기를 모두 넣고 뚜껑을 야무지게 덮는다. 프라이팬 안에서 고기가 춤을 춘다.기름과 수분이 만났기 때문이다. 안전을 위해 뚜껑은 불을 줄인 후 연다. 고기의 다른 쪽 면으로 바꿔주고 다시 뚜껑을 덮는다. 고기가 또 춤을 춘다. 무섭다. 특히 비계 부분을 구울 때는 더 무섭게 춤을 춘다. 뚜껑을 방패 삼아 조금 참으면 겉면이 노릇하게 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