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운동 대신 아이들과 텃밭에 갔다. 이웃 텃밭 아저씨께서 버섯 따는 체험을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셨다. 아저씨의 제안으로 텃밭의 그늘진 곳에서 아이들과 버섯을 따게 되었다.
언젠가는 표고버섯과 느타리버섯을 키우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내겐 버섯이 자라는 환경을 가까이 들여다볼 좋은 기회였다.
느타리버섯을 키우기 위한 공간은 성인 한두 명이 누울 수 있는 크기면 충분했다. 참나무마다 느타리버섯이 꽉 차 있었다. 버섯도 제때에 따주지 않으면 질겨진다고 한다. 자라는 속도를 소비 속도가 따라가지 못한다.
어렸을 때 아빠가 그늘진 곳에 참나무를 세워 맞대어 놓았다. 참나무에 드릴로 구멍을 뚫어 버섯균을 넣었다. 나는 아빠 뒤를 따라다니며 스티로품으로 구멍을 막는 일을 하곤 했다. 그리고 식사 때마다 표고버섯을 따오는 심부름을 했다.
버섯 키우는 사람만 맛볼 수 있는 연한 버섯맛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애들에게 부드러운 버섯맛을 보여주기 위해 오늘 점심 반찬은 버섯볶음을 해보았다.
1. 버섯은 깨끗하게 씻고 헹궈 한입 크기 세로로 썬다.
2. 프라이팬에 기름 없이 버섯을 넣고 수분을 날리듯 볶는다. 소금을 한 꼬집 뿌린다. 수분이 더 많이 나온다. 물이 나오면 계속 덖다가 버섯을 채반에 밭쳐 수분을 뺀다. 쫄깃한 식감을 위해서다.
3. 물엿 1스푼, 진간장 1스푼, 굴소스 1스푼을 섞는다.
4. 마늘, 대파, 양파를 기름에 볶는다. 충분히 볶아진 버섯에 통후추를 갈아 넣는다. 고추를 넣고 참기름과 참깨를 넣어 볶는다. 마지막 맛을 보고 소금 간을 추가하거나 멸치액젓 반스푼을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