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하면서 중1 딸과 남편이 장을 봐왔다. 딸이 통일전망대에 체험학습을 가는데 과자와 도시락 재료를 구입해온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남편이 오이를 정갈하게 썰고 있다. 기존 유부초밥 재료에 신선한 오이와 크래미를 추가한다고 한다. 믿고 먹는 남편 음식이기에 끄덕끄덕 한다.
남편이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보조를 한다. 설거지하고 싱크대 주변 물기 닦기. 유부 꾹 짜서 접시에 놓기. 가위로 토핑재료 봉지 잘라두기. 식탁 위 깨끗하게 닦기. 과일 깎아 통에 넣기. 유부초밥 넣을 통 뽀송하게 닦아놓기. 가장 중요한 유부 국물을 그릇에 남겨두기.
유부 국물을 소금대신 밥 비빌 때 넣어야 맛있다고 한다.
덕분에 아들 아침식사를 따로 차리지 않아도 된다. 남은 유부초밥으로 직장 도시락도 쌌다.
남편이 25분 지각이라며 부리나케 뛰어나간다. 나한테 시켜도 되는데, 매번 열외다. 남편이 늦은 나이에 결혼해서 그런지 애들 먹는 거와 가르치는 거에 참 지극정성이다.
메추리알에 검은깨로 눈알은 안 박았지만, 거참 초밥 맛이 좋다. 덕분에 수저 하나 더 얹는다.
출근 운전하다 말고 전화해서 꼭 영양제 먹여서 보내란다.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