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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맘의 소고기 장조림

by 자급자족


달걀이 똑 떨어져서 아침 7시에 집 앞 대형 마트를 가려고 나섰다. 아침 요리를 하고 있던 남편이 밑반찬으로 깻잎무침과 장조림을 사 오라고 한다. 본인이 만든 시래기 된장국에 깻잎이나 장조림과 먹으면 궁합이 맞을 것 같단다. 마트에서 반찬을 사고 싶지 않지만 끄덕끄덕~하고 마트로 향했다.


깻잎 간장 절임, 깻잎 무침 등 뒷면의 식품 첨가물 표시를 확인한다. 어느 대기업 제품이던 다 메인 깻잎은 중국산 절임을 사용한 거라 표기되어 있다. 그리고 수십 가지가 넘는 식품 첨가물 표기가 되어 있다. 무슨무슨 '~~ 톨' 이름도 어렵다.


올해 여름 텃밭에 넘쳐나던 작물이 깻잎이었다. 고추 절이듯 소금물에 깻잎을 저장해 둘걸 그랬다. 내년에는 텃밭에 깻잎 모종 4그루를 충분한 간격을 두어 깻잎 농사를 지어야겠다. 남편이 좋아하는 저장 깻잎 장아찌용이다. 어쩔 수 없이 깻잎 장아찌 소형 한팩 7500원을 주고 골랐다.


대신 소고기 장조림은 원재료를 사 왔다. 출근 전 후딱 만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우 홍두깨살 한팩과 호주산 한팩을 구입했다. 둘 다 1만 원대 초반이었다. 장조림 레시피를 찾을까 하다가 직관적으로 생각해 보기로 했다.


1. 일단 소고기 핏물 빼기.


매일 아침 8시 20분에 집을 나서야 하는 직장맘에게는 핏물을 빼고 말고 할 시간도 없다. 찬물에 소금 한 스푼, 설탕 한 스푼을 녹이고 통후추 몇 알과 함께 소고기를 넣어 끓였다. 팔팔 끓인 후에 찬물에 헹궈놓았다. 잔열과 핏물이 빠지도록. 소고기의 결과 반대 방향으로 길게 채 썰듯 썰었다. 속은 안 익었기에 핏물이 나온다. 한번 헹궈 채반에 받쳐두었다.


2. 야채 준비하기


텃밭에서 수확해서 야채칸에 넣어둔 무, 가지, 당근, 꽈리고추를 깨끗하게 손질하고 먹기 좋은 사이즈로 잘랐다. 조각 다시마, 양파 반 개, 대파 조금, 통마늘 5알도 준비했다. 통마늘은 직장맘용 빠른 조리를 위해서 2-3등 편으로 잘라도 좋았겠다. (가지 대신 표고버섯을 넣어도 good)


3. 졸이기


궁중팬에 스텐컵으로 진간장 한 컵, 흑(황)설탕 3스푼을 넣는다. 꽈리를 제외한 나머지 야채 재료들을 넣고 한소끔 끓인다. 다시마를 건져낸다. 야채 수분이 우러나오면 소고기와 꽈리를 넣고 졸인다.


4. 뜸 들이듯 졸이기


냉장고에 저장식품으로 만들어둔 마늘청+생강청+고추청을 한 티스푼씩 넣고 마지막 꽈리를 넣고 재료들을 한번 뒤집어 주고 뚜껑 덮어 중불-약불에서 졸인다. 끝.


<이 레시피의 특징>


1) 출근 전 또는 퇴근 후 급하게 만들기에 좋다.

2) 야채 수분이 간장과 어우러져 짜지 않고 감칠맛 나는 장조림이 된다.

3) 메추리알을 넣지 않았기 때문에 국물이 깔끔한 장조림이 되었다. 그러나 중학교 1학년 딸이 다음에는 메추리알도 넣어달라고 해서 다음번에는 추가해야겠다.

4) 마늘청, 생강청, 고추청, 매실액을 1 티스푼씩 넣었기 때문에 미림 등을 넣지 않고도 소고기의 잡내를 잡아 담백하게 되었다. 실질 양념은 진간장 1컵과 흑설탕 3스푼이 전부다.

5) 성장기 아이에게 기름기 적은 단백질 먹이기 위해 냉장고 저장용 반찬으로 대량 생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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