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남편이 준비해 놓은 아침식사 메뉴는 닭갈비다. 내가 꺼낸 질문은"저기.. 아침부터 닭갈비는 너무 heavy 하지 않아?"였다.
남편 왈 "아들이 학원과 학원 사이에 잠깐 집에 들러 때우듯 저녁식사하는 게 걸려." "아침에 heavy 한 걸 안 챙겨주면 먹기 힘들어." 한다.
급성장기인 아들의 키에 단백질이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래서 오늘 아침메뉴는 얼떨결에 닭갈비다. 애들이 맛있게 잘 먹고 등교했다.
남편은 오늘 서울 교보문고에 출장이 있다고 한다. 출근준비하는 남편에게 "어떤 동료가작년부터 내 실적을 자꾸 훔쳐간다"는 뒷담을 했다. 남편이 눈을 부릅뜨며 나로 빙의해서 할 말을 일러주었다. 남편말대로 하면 그 사람과 영영 인간관계가 끝일 거다. 인격도 끝일 거다. 응징 뒤에 발생할 걱정을 늘어놓으니 남편이 씩씩거리며 "나쁜 사람과 인간관계를 이어갈 필요가 없어"라고 한다. 꼭 응징하란다.
그래도 매일 볼 사람인데..
남편에게 괜히 하소연했다.
오늘 직장 점심도시락은 텃밭표 루꼴라 샐러드와 생고구마 스틱이다. 생고구마는 어렸을 때 겨울간식으로 깎아먹던 기억이 난다. 저녁도시락은 퇴근하고 자정까지 스터디카페용 밥과 닭갈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