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출근 전 반찬 한 가지를 하는 남편의 루틴은 같다. 저녁에 잠들기 전에 다음날 아침에 만들 레시피 영상에 심취하기도 한다. 40대에 갱년기가 왔나? 싶었는데 매일 같은 루틴인걸 보니 그냥 반찬 만들기가 취미인가 보다.
자다가 어렴풋이 칼질 소리를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부엌으로 나가보니, 남편이 뚝딱뚝딱 어묵볶음을 만들어놨다. 부엌에 핸드폰 충전기가 꽂혀있는 걸 보니 레시피를 보며 만든 것 같다. 직사각형의 부산어묵 껍질봉지도 보인다.
간장 베이스의 어묵볶음이 맛있어 보인다. 초등 딸은 어묵만 보면 "유부초밥이 먹고 싶어!" 한다. 벌써 세 번 들었다. 남편에겐 비밀이다. 딸 취향에 어묵볶음은 아닌가 보다.
내 직장용 점심 도시락과 저녁 스터디카페용 도시락을 쌌다. 건강관리도 할 겸 야채식을 자주 싸간다. 딸이 내 도시락을 보더니 한마디 한다.
"이렇게 먹고 살 빠지면 어떻게 해?
살 빠지면 엄마가 아닐 것 같아."
이렇게 먹어도 살은 안빠진다.
살 뺄 마음이 1도 없다. 어떻게 찌운 살인데... 직장생활+가정생활+수험생활을 병행하는 엄마에게 다이어트는 금물이다.
텃밭에서 수확한 루꼴라, 대파, 양배추, 당근을 아무렇게나 썰었다. 마트에서 구입해 둔 깻잎, 상추, 양파도 준비했다. 큰 볼에 야채를 조금씩 덜어 골고루 섞었다. 식초절임 소스에 대충 버무리고 계란 1개, 귤 1개를 쌌다.
가공식품을 멀리하고 보이지 않는 혈관 건강을 관리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