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 하늘

by 전대표

아들의 이름은 하늘이다. 순 한글말이다. 반드시 순 한글말로 이름을 정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 그렇게 되었다.

종교생활을 하는 건 아니나, 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오고 있다. 아내랑 아들의 이름을 두고 기도하다가 똑같은 문구가 우리 마음에 떠올랐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마태복음 6:9


25살 이후 한 번도 죽음을 두려워해 본 적이 없다. 그러다 산부인과에서 처음으로 아들의 심장소리를 듣는 순간부터 죽음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아들의 이름 속에는 우리의 소망, 우리의 희망, 우리의 믿음이 담겨 있다.


2021년 2월 무렵이었다. 일을 마치고 어린이집에 아들을 데리러 갔는데 마침 선생님과 저녁밥을 먹고 있는 아들을 보았다. 혼자 밥을 먹기엔 어린 나이였기에 선생님이 숟가락에 밥과 반찬을 얹어 주면 아들이 입을 벌리고 밥을 받아먹었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아들만 혼자 남아서 선생님이 떠주는 밥을 먹고 있었다.

친구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아무도 없는 어린이집에 혼자 남아 선생님이 떠주는 밥을 먹고 있는 아들의 모습. 부모가 결코 봐서는 안 되는 장면이었다, 고 지금도 생각한다. 그때 그 장면을 생각하면 지금도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이 마음을 가득 채운다. 아들에게는 결코 슬픔이나 두려움을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계기가 되었던, 결단의 순간이기도 했다.


아들의 오동통한 볼을 어루만질 때마다, 통통한 손을 잡고 여기저기 다닐 때마다, 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아내와 내 마음속에는 항상 하늘이 세워져 있어서, 어딜 가든지 우리와 함께 있다. 하늘은 곧 우리의 행복이고, 우리의 소망이며, 우리의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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