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과 자영업사이 넋두리 #02
지금의 나를 두렵게 하는 것은 참 많다.
갭이어가 그대로 경력의 끝인가...
내 황금기가 고작 이정도였단 말인가?
등등의 생각이 나를 휘감아 돈다.
한동안 나름 열심히 이력서를 넣었다.
비슷한 시기에 넣었던 이력서들의 대답은 비슷한 시기에 폭풍우처럼 몰아쳤다.
그만큼 임팩트도 한꺼번에 몰아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다시 구인구직 사이트를 뒤져보지만, 나에게 fit 되는 것은 좀처럼 찾아지질 않는다.
일하는게 괴롭고 힘들어 했던 한풀이와 원망이 부메랑 처럼 현실로 돌아온겐가?
대체 무얼 어떻게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도통 모르겠다.
직장에 다니던 시절, 거의 매일 두통과 위염을 달고 살았다.
심할때는 하루에 두통약을 2-3번까지도 먹고, 급성 위염에 몸을 가눌 수 없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퇴사 이후로 지난 몇달은 한달에 한번이나 두통약을 먹을까?
위염도 없어졌다.
하지만, 이제는 불면증을 얻어간다.
막막함에 한숨만 쉬며 의자에 앉아 밤을 지새다, 피곤함에 그대로 쓰러져 잠든다.
내가 이렇게 쓰잘데기 없는 인간이였단 말인가?
토사구팽이란 말이 자꾸 맴돈다.
아니 어쩌면, 우리 모두는 사회에서 그런 존재일지도...
나는 교회에 다닌다.
신의 존재에 대해서는 한번도 의심해본적이 없다.
하지만, 요즘 나는 그에게서의 버려짐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환영받지 못한, 택함받지 못한, 적당히 쓰여지다 버려지는...
스스로에 대해 이렇게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내가 가련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한심하기도 하다.
점점 내가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이 무언지 희미해진다.
분명히 확실히 하려고 했던 그것들이 제일 흐려진다.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