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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Donghwan Ryu Nov 13. 2023

고분고분하지 않지...

재취업과 자영업 사이 넋두리 #06

오늘도 나를 소개하는 글을 쓴다.

근데 참 한줄 쓰기가 어렵다.


취업을 하려면 누구나 쓰게 되는 자기소개서, 지원동기 등이 난 죽을만큼 어렵다.

진심이 아닌 이야기를 낯간지럽게 적는게 여간 고통이 아니다.

지원하는 모든 회사와 직군에 어떻게 다 그렇게 진심일 수 있을까?

솔직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게 맞는 역할로 돈 벌기 위한 수단인거 피차 모르는거 아닌데 말이다.

역시... 또 고분고분하지 못한 기질이 머리를 든다.


늘 그랬다.

고분고분하지 않았다.

타당한 이유가 설득되야 몸이 움직인다.

(군대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는 아는 사람은 알꺼라 믿는다.)

효율과 합리의 문제가 아니라, 설득과 논리의 문제다.


사실 그래서 디자인이 적성에 맞기도 하다.


유학시절 교수들은 항상 "Why?" 를 물었다.

미국친구들 뿐만 아니라, 많은 유학생들도 "Just... looking good." 이라고 하곤 했는데, 

그럴때면 항상 "WRONG! There is no JUST for design. You should have a reason for your design!" 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Reason. 

맞다. 디자인에 정답이 어디있을까? 그럼 모두 똑같은 디자인만 하겠지.

어떤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했는가에 대해 논리적으로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작품을 보고 크리틱을 할 때도 그렇게 접근하고 피드백하는 걸 배우며 

점점 디자인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지금도 그렇다.

선하나 점하나가 그리고 색의 사용도 이유가 있어야한다.

그래서 더 많이 고민하고 고민하게 된다.

그래도 시간이 너무 걸려 곤란할때도 참 많긴 하다.


그래.

좀 더 솔직하고 싶다. 

그게 진정성인것 같다.

나에 대해,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많이 늦춰지고 돌아왔지만, 어떤 핑계도 합리화도 없이 말이다.

그렇게 앞으로 남은 여생 계속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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