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쏘시개 연작, 22번
오늘도
잠이 오지 않는다.
무언가에 집중을 해서 그런 것일까?
어떠한 연유에서인지 나는 지금 생각하고 있다.
무언가를 떠올려 보지만 구체적인 이미지가 떠오르질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꾸준히 사고하고 숙의한다. 차근차근 하나씩 생각하는 것.
일련의 과정을 복기해보건데 나는 지금 격렬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나는 생각한다.
고통스러운 나날이 지속될 수록, 나는 약해져 감을 느낀다. 언제까지 이겨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하지만 나는 한편으론 믿고 있다. 아직 내 생명이 붙어 있는 한, 희망이 있음을 말이다.
지식은 나에게 있어 소중한 친구이자 절절한 벗이다. 이를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한편으론 그 정도가 지나쳐 독배가 되는 경우도 있을 테니까
잘 다루고 다뤄서 어떤 식으로든 나의 것으로 만들어야만 한다.
여백은 많고 검은색잉크는 부족하니 이를 어찌해야 하나.
새벽의 찬공기가 폐를 쑤셔오고 달은 그저 저문다.
이 새벽의 저주가 기여코 나를 일깨우리라.
살아있는 시체, 죽지 않고 그 목숨을
구걸하고 갈망하리라.
오늘도.
2020.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