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푸른, 그러나 조금 더 짙어진
"나의 밤은 온통 파란색이야"라고 노래하던 소년은 어느덧 반복되는 만남과 이별의 지치고도 애틋한 마음을 헤아리는 아티스트가 되었습니다. 3월 23일, 많은 이들의 플레이리스트에 '만났다 헤어졌다'라는 곡을 남긴 아티스트 태비(Taeb2)를 만났습니다. 지난 2022년 제가 기획했던 인디 아티스트의 반란 ‘Another Festival’의 공연자이기도 했었는데요. 지난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티스트 ’태비(Taeb2)‘는 어떤 성장을 해왔는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그의 근황부터 래퍼 크루셜스타와의 작업 비하인드, 그리고 우리에게 익숙한 '파란색'이란 곡. 그 너머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서면으로 전해진 그의 정중하고도 솔직한 답변들을 읽다 보면, 이번 신곡이 왜 지금 이 계절에 우리에게 와야만 했는지 알게 될지도 모릅니다.
지금 바로 아티스트 태비(Taeb2)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Q : 오랜만에 뵙습니다. 지난 앨범 활동 이후 어떻게 지내셨나요? 최근 태비(Taeb2)님의 일상을 채우고 있는 가장 큰 즐거움이나 관심사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 지난 앨범을 마침과 동시에 릴스를 시작해서 그전보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요새 가장 큰 즐거움은 릴스를 통해 저를 좋아하게 된 팬들과 직접 만나서 콘텐츠 찍는 즐거움으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가장 큰 관심은 항상 음악이지만 어떻게 이 음악을 사람들한테 친근하게 만들지도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Q : SNS나 작업물을 통해 간간이 소식을 접해왔지만, 아티스트로서 요즘 가장 많이 몰두하고 있는 생각이나 고민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 요새는 다들 빨리 지나가버리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요새 가장 몰두하고 있는 생각은 영상처럼 편하게 소비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자. 그리고 또한 제가 즐기면서 정말 좋아하는 음악을 발매하려고 작업할 때 더 솔직하게 쓰고 뱉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아요. 확실히 그전보다 음악 만드는 게 재밌고 저도 제 음악을 정말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Q : 지난 3월 23일 발매된 더블 싱글 앨범 '만났다 헤어졌다'는 그동안의 근황을 음악으로 압축해 보여주는 느낌입니다. 이 곡이 나오기까지 태비님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왔나요?
A : 만났다 헤어졌다는 곡을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으면 하는 마음에 몇 달 동안 미리 홍보도 하고, 피처링부터 아트워크에 여자 모델까지 모두 릴스와 병행하며 시청자 참여로 만든 노래로 만들기 위해 정말 여러 기획을 했어요. 영상을 시작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좀 더 가까워진 만큼 제 곡에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지분을 넣고 싶었거든요. 이 곡이 나오기까지 정말 많은 아티스트들이 영상에 출연했고 피처링 벌스를 썼어요. 그렇기 때문에 더 아끼는 곡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신곡 '만났다 헤어졌다’
Q : 제목부터 아주 현실적입니다. '만남'과 '이별'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택하면서도, 태비님만의 색깔로 풀어내기 위해 특별히 영감을 받은 지점이 있나요?
A : 제 노래의 주인공은 이제까지 늘 한 명이었어요. 20대 초반에 3년 넘게 만난 친구가 있는데 제 앨범 3장이 모두 그 친구 얘기예요. 그래서 문득 제 노래들을 듣다가 이제 그 친구 이야기를 그만 쓰는 게 좋지 않을까? 에서 시작한 노래입니다. 그래서 제가 느낀 감정을 마지막으로 압축한다고 생각하고 작업했어요. 또한 제가 하고 싶은 말도 잘 담아서 쓴 것 같아서 미련도 없고 이제는 제 음악 안에서 그 친구를 보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Q : 이번 곡은 크루셜스타님과의 협업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두 분의 감성이 섞이는 과정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파트나, 작업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A : 크루셜스타형의 벌스를 받고 무작정 크루셜스타형을 찾아간다고 했는데 형이 흔쾌히 주소를 알려주고 만나게 되었어요. 저는 크루셜스타의 음악을 듣고 영향받아서 활동하는 크루셜스타 키드인데 거기에서 형에게 이런저런 조언도 받고 그 만남을 넘어서 라이브클립, 단독콘서트까지 크루셜스타형님이 함께 해주시면서 어떻게 보면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지우게 되는 노래이기도 해요. 특히 크루셜스타 형의 벌스 첫마디에 “네가 내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라는 가사가 있었는데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다보면 정말 얘를 죽을 때까지 사랑할 수 있겠다는 감정이 들잖아요. 저는 가사를 직관적으로 느낀 대로 쓰는 편인데 확실히 크루셜스타형이 세련되게 감정을 잘 정리하는 가사를 잘 쓴다는 생각 하면서 노래 안에서 또 하나 배워가는 느낌이었어요.
Q : “만났다 헤어졌다"는 가사처럼 반복되는 관계에 지친 이들에게, 이 곡이 어떤 감정으로 위로가 되길 바라며 작업하셨나요?
A : 어떤 만남이던 영원하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관계에서 이별의 순간이 오잖아요. 그럴 때 다시 너를 사랑할 자신은 없는데 언젠가 길 가다 마주치면 좋겠다. 에서 시작된 노래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다면 그리고 이별을 마주한 사람들에게 분명 아프지만 결국 우리가 행복했던 순간은 영원하다고. 그리고 저는 어떤 위로를 주기보다는 이 노래와 비슷한 감정을 겪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 같아요.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했고 그 시간이 끝난 사람들에게 이 노래가 꼭 공감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고유의 색채: '파란색'과 그 너머
Q : 태비님 하면 여전히 많은 리스너가 '파란색'을 떠올립니다. 본인에게 이 '파란색'은 여전히 유효한 정체성인가요, 아니면 이번 신곡을 기점으로 새로운 색깔을 덧칠하고 계신 중인가요?
A : 사실 잘 모르겠어요. 어떤 정체성 같은 노래보다는 제 많은 노래 중에 사람들이 가장 쉽게 기억하는 곡인 것 같아요. 사실 너무 어릴 때 만든 노래라 파란색이라는 노래를 지우고 싶은 마음도 컸는데 요새는 그냥 모든 게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그냥 앞으로 더 사랑받는 노래가 생긴다면 그리고 그런 노래를 제가 만들어서 발매하는 게 제 넥스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Q : '파란색'이 주는 특유의 몽환적인 무드가 이번 신곡의 현실적인 가사와 만났을 때 생기는 묘한 괴리감이 매력적입니다. 사운드를 잡을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
A : 제가 녹음할 때 가장 많이 신경 쓴 부분은 노래를 잘 불러서 녹음한다. 보다는 제 감정이 가장 현실적으로 담기는 과정을 제일 신경 썼어요. 오히려 노래를 더 투박하고 정말 헤어진 사람이 다시 보고 싶어서 말하는 느낌으로 녹음하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음악이라는 흔적
Q : 에디터로서 태비님의 행보를 지켜보면 음악을 통해 기억의 흔적을 남긴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이번 ‘만났다 헤어졌다 ‘라는 곡은 태비님의 음악 아카이브에서 어떤 페이지로 기록되길 바라시나요?
A : 저는 제 커리어의 노래들이 쭉 저의 삶을 기록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모든 곡이 제 이야기이기도 하고, 제 노래를 들으면서 이때는 이랬지 생각하곤 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곡들이 더 많이 쌓이다 보면 저를 좋아해 주시는 리스너 분들도 제가 이런 성격이고, 이런 일들을 겪었고, 저와 내적 친밀감을 많이 쌓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더 솔직하고 제 이야기들로 꽉 채운 노래들을 발매할 예정입니다.
Q : 인디 씬에서 본인만의 영역을 확고히 해오셨는데, 앞으로 시도해보고 싶은 새로운 장르나 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살짝 공개해 주세요.
A : 제가 인디씬에 속해 있는지는 잘 모르겠기는 한데, 저는 앞으로 조금 더 힙합사운드의 곡들을 가져올 생각입니다. 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들과 사실 모두 작업해 놨어요. 앞으로 제 노래들 들어주시면 제가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지 더 확고하게 알게 되실 거예요.
인터뷰를 마치며,
Q :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계획 중인 공연이나 다음 작업물에 대한 힌트를 주실 수 있을까요?
A : 최근에 제 단독콘서트를 3년 만에 하고 왔는데 올해 한번 더 단독콘서트를 할 예정입니다. 지난 10일에 신곡 ‘우리 그냥 사랑하면 안 될까?‘라는 곡이 발매되었습니다.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올해는 음악으로 훨씬 더 많이 소통할 예정입니다.
Q : 마지막으로, 태비님의 목소리를 기다려온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 저를 좋아해 주셔서 감사해요. 혹시 제가 궁금해서 이 글을 읽어주셨다면, 여러분들이 있어서 제가 만든 음악들이 의미가 있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늘 조금씩이라도 성장하고 뭐든 진심으로 대하는 아티스트가 될게요. 음악적으로도 더 많은 모습 보여주려고 하니까! 앞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