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청춘과 사랑의 이야기를 담아내다.”
우리는 누구나 가장 순수하게 사랑하고, 계산 없이 무언가에 몰입했던 시절을 그리워합니다. 하지만 그 시절의 감정을 고스란히 박제해 음악으로 꺼내 놓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죠.
지난 인터뷰에서 음악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들려주었던 싱어송라이터 'Watermelon(워터멜론)'이 이번에는 자신의 가장 뜨거웠던 타임라인인 18살부터 20살까지의 기록을 담은 정규 앨범 [18 To 20]으로 돌아왔습니다.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오로지 '몸과 영혼이 느끼는 대로' 써 내려간 이 앨범은, 그가 직접 연주한 기타와 색소폰 선율 속에 소년에서 청년으로 넘어가는 찰나의 진심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습니다.
다시 만난 그에게 물었습니다. 가장 순수했기에 가장 용감했던, 그 시절의 Watermelon은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건네고 싶었던 걸까요?
지금 바로 싱어송라이터 ‘watermelon’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다시 만난 Watermelon, 그리고 [18 To 20]
Q :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지난 인터뷰 때보다 음악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더 단단해지신 느낌인데, 정규 앨범을 준비하며 가장 집중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A :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터뷰하게 되어서 기쁘네요. 그동안 계속 앨범을 만들어왔고, 그러다 보니 이렇게 정규 앨범을 만들게 되었네요. 이번 앨범에서 가장 집중하려고 했던 건 이 당시의 느낌과 감성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었고, 그때의 미숙함과 부족함에서 나왔던, 그 시절만의 감정을 최대한 담아보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흐르다 보니 정말 쉽지 않았어요.
Q : 앨범명 [18 To 20]에서 알 수 있듯 18살부터 20살까지의 기록입니다. 꽤 시간이 흐른 뒤에 이 곡들을 정규 앨범으로 묶어 내기로 결심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A : 사실 이 앨범의 데모 테이프는 제가 2021년 군대에 가기 하루 전까지 열심히 작업해 만들어 두었던 곡들이에요. 그 당시에도 이 곡들이 저에게 굉장히 특별하다고 생각했고, 언젠가 다시 작업해서 이 곡들은 무조건 저의 첫 정규 앨범으로 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제가 음악을 시작했던 이유와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들이 모두 담겨 있는 곡들이라고 생각하고, 무엇보다 제가 가장 애정하는 곡들이기에 이 앨범이 정규 앨범으로 나오는 건 저에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Q : 지금의 Watermelon이 과거의(18~20세) 본인이 쓴 곡들을 다시 꺼내어 작업할 때, 감정적으로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궁금합니다. 마치 과거의 자신과 대화하는 기분이었을 것 같아요.
A: 프로젝트를 꺼내 그 당시에 녹음된 노래들을 들으면, 마치 그때의 영혼과 시간, 공간, 감정, 분위기까지 함께 녹음된 것처럼 과거에 느꼈던 감정들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느껴졌어요. 기숙사나 친구 집에 가서 이 곡을 녹음하며 있었던 일들, 이 곡을 썼던 날의 기억과 그날의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다시 떠올랐어요. 하지만 지금의 저는 그때와 너무 많은 것이 달라져서, 당시의 감정을 100% 똑같이 전해드릴 수 없다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많이 아쉬워요.
'순수함'의 기록 : 프로듀서로서의 면모’
Q : 작사, 작곡은 물론 편곡과 프로듀싱, 그리고 일렉기타, 색소폰 등 악기 녹음까지 직접 다 하셨다고요. 혼자서 이 모든 과정을 감당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완전한 내 것’을 만들어야겠다는 고집 혹은 열정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A : 저는 음악이 영혼과 시간을 담는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곡을 제 스타일과 감성, 그리고 저만의 색깔로 표현하려면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많은 부분에 제 자신이 담겨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목소리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 저를 넣으려고 노력했어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부족함조차도 저의 색깔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모든 트랙에 제 감정과 느낌이 살아 있는 것 같아요.
Q : 특히 이번 앨범은 ‘계산 없이 몸과 영혼이 느끼는 대로’ 만든 가장 순수한 형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최근의 작업 방식과 비교했을 때, 그때의 ‘무모함’이나 ‘순수함’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 그 당시에는 제가 음악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정말 즉흥적으로 작업했어요. 그냥 손이 가는 대로 마음에 드는 코드들을 휴대폰으로 여러 번 녹음해서 조합하고, 버스를 타고 가면서 그 코드 위에 멜로디를 떠올리기도 했어요. 어떤 날에는 너무 보고 싶고 그리운 감정이 북받쳐서 그 감정 그대로 가사와 멜로디를 쓰기도 했고요. 그때는 노래를 만들 때 ‘계획’이라는 게 전혀 없었어요. 그냥 제가 좋고, 제가 들려주고 싶은 사람에게도 좋은 곡이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굉장히 심플하게 곡을 썼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너무 많은 것들을 알아버렸고, ‘이게 촌스럽게 보이면 어쩌지?’, ‘너무 뻔한 건 아닐까?’, ‘사람들은 이런 걸 좋아하겠지?’ 같은 생각들이 크게 작용하진 않더라도 은연중에 곡을 만들 때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무것도 몰랐던 그때의 순수함과 무모함으로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그 시절의 음악이 저에게 더 특별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져요.
Q : 락, 어쿠스틱, R&B, 힙합 등 장르가 정말 다양합니다. 자칫하면 산만해질 수도 있는데, 이 모든 장르를 ‘Watermelon’이라는 하나의 색깔로 묶어준 핵심적인 요소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 : 이 앨범은 제 이야기를 묶어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앨범 속에는 정말 설레고 따뜻할 때도 있고, 사랑하는 감정이 막 불타오를 때도 있으며, 포기와 좌절에 빠져 있을 때도 있고, 과거를 추억하며 그리워할 때도 있어요. 이 곡들을 쓸 때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 당시의 기분과 감정이 그대로 표현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렇게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나온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이런 다양한 장르가 여러 감정을 겪으며 성장하는 이야기인 18 To 20를 듣는 데 더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트랙 속에 담긴 사랑과 성장
Q : 앨범의 트랙 구성이 실제 곡을 쓴 순서대로라고 들었습니다. 1번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쭉 듣다 보면, 리스너들이 아티스트님의 ‘사랑관’이나 ‘감정의 변화’를 어떻게 느꼈으면 좋겠나요?
A : 네, 이 앨범은 실제로 곡을 썼던 순서대로 트랙을 구성했어요. 그래서 1번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차례대로 듣다 보면 설렘으로 시작해 사랑에 빠지고, 때로는 상처받고 좌절하기도 하며, 스스로의 감정에 대해 인정하는 법도 배우고 때로는 포기하는 법도 배우죠. 그런 감정들을 지나 점점 더 솔직해지고 단단해지는 저의 사랑관과 감정의 변화를 그대로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정답이 있는 사랑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었다기보다는, 그 시절의 감정들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한 소년이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를 재밌게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Q : 18살의 Watermelon이 정의했던 ‘사랑’과, 정규 앨범을 발매하는 지금 정의하는 ‘사랑’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 18살 때 제가 생각했던 사랑은 굉장히 직선적이고 감정적인 것이었어요. 좋으면 좋은 거고, 아프면 전부인 것처럼 느껴졌고, 그 순간의 감정이 사랑의 전부라고 믿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사랑이 꼭 불타오르는 감정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기다림이나 이해, 때로는 놓아주는 선택도 사랑의 한 형태라는 걸 알게 되었고, 그런 사랑의 순환을 경험해야 더 성숙하고 좋은 사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앨범의 정서를 가장 잘 대변하는 악기는 기타인 것 같아요. 처음 이 앨범을 만들 때 기타 하나와 목소리 위주로 곡들을 작업했고, 그때 사용했던 주법이나 보이싱도 최대한 그대로 살리려고 했어요. 그리고 그때나 지금이나, 기타가 없었다면 이 곡들은 아마 탄생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앨범을 대표하는 악기를 하나 꼽자면 자연스럽게 기타가 떠오르는 것 같아요.
Q : 해당 앨범 중 가장 추천하는 곡 하나만 추천해 주세요.
A : 저는 <Capture>를 추천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스타일의, 꽤 유니크한 곡이라고 생각하고, 제 그루브나 색소폰 연주도 비교적 잘 표현된 곡이라고 느껴서 추천하게 됐어요.
마무리 및 앞으로의 행보
Q : 과거의 기록을 마친 지금, 이제 21살 이후 혹은 현재의 Watermelon은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고 계신가요? 이번 앨범이 본인의 아티스트 인생에서 어떤 마침표 혹은 시작점이 되길 바라시나요?
A : 사실 이 앨범에는 쿠키 트랙이 있어요. 18 To 20는 1편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그 이후의 이야기와 엔딩이 남아 있고, 그 곡들 역시 데모 상태이긴 하지만 이미 그 당시 녹음을 해 두었어요. 그래서 저는 다음 이야기가 최대한 빨리 나올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려고 합니다. 항상 지금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직 부족한 점도 많고, 가야 할 길도 멀고, 앞으로 해야 할 이야기도 많기 때문에 이번 앨범은 다음 이야기를 위한 시작 혹은 발판이라고 생각합니다.
Q : 마지막으로, 이 앨범을 들으며 각자의 '순수했던 시절'을 떠올릴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 여러분도 순수했던 시절, 언젠가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 될 지금 이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다 보면, 기억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어쩌면 바로 지금 이 순간이 될지도 몰라요. 항상 여러분의 매 순간을 기억하고, 소중하게 아끼고 사랑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