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카, 인공지능, 3D 프린터
얼마 전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 대결은 모두 보셨지요? 바둑에 관심도 없고 까막눈인 분들도 대국 생방송을 많이들 시청하셨을 겁니다. 저도 바둑은 전혀 모르지만 손에 땀을 쥐며 시청을 했었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예전에는 전문 기술 분야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었지만, 이번 대국을 통해서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인공지능이 나오면 미래에 내 직업이 정말로 위협을 받는 것은 아닌지, 구글이 혹시 모든 산업에서 다 독식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나라는 인공지능 연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등등 궁금증도 많아지셨을 겁니다.
최근 기술의 발전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듣고 계시지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것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한 번쯤은 생각해보고 넘어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술 개발을 하는 이유는 보다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 그 기술로 인해 새로운 문화도 생기고 기존의 문화도 발전하게 되지요. 결국 기술은 사람을 위해서 개발하는 것이고 사람에 의해서 사용되어지는 것입니다. 가끔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기 위한 목적으로 기술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기술의 문제라기보다는 그 기술을 나쁜 의도로 사용하는 사람의 문제입니다. 부엌에서 몸에 좋은 음식을 만드는 도구들도 나쁜 의도로 사용하면 무기가 되는 것과 같겠지요. 기술은 단지 도구랍니다. 도구 중에서도 아주 훌륭한 도구이지요.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 등의 구분을 생각해 보세요. 돌로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다가 청동을 거쳐 철을 사용하면서 문화가 너무 크게 변해서 우리는 서로 다른 시대라고 구분합니다. 이것이 바로 기술 발전에 의한 문화의 진보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렇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변해 갈까요? 미래의 변화를 상상해 보려면 어떤 기술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를 보면 되겠지요. 수많은 기술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미래 문화를 바꿀 정도의 영향력이 큰 기술이 어떤 것이 있는지부터 잘 살펴봐야 하겠지요?
자 그럼 제가 생각하는 미래를 바꿀 요즘 뜨는 기술 12가지를 먼저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최대한 쉽게 설명해 볼게요. 기술 소개를 마친 후에는 60년 후인 2075년의 미래를 상상해볼까 합니다. 그때까지 제가 살아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최근에 등장하여 우리의 문화를 크게 바꾸어 놓은 기술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 스마트폰일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의 손에는 늘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고, 눈도 스마트폰에서 떼지 못하죠.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은 과연 어떻게 살았었는지 생각이 잘 안 날 정도예요. 그렇다면, 스마트폰 다음으로 우리의 문화를 크게 바꿀 기술은 무엇일까요? 저는 바로 스마트 카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동차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매우 중요한 도구입니다. 저도 출퇴근을 위해 매일 한 시간 이상을 사용하고 있지요. 저의 가장 큰 불만은 매일 한 시간 이상을 다른 차 꽁무니와 신호등만 쳐다보는데 낭비하고 있다는 거예요. 물론 귀로 음악도 듣고 영어공부도 하지만, 가끔씩은 출퇴근 시간에 눈과 손도 사용하여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거든요.
스마트 카 기술에서 단연 최고의 기술은 자율 주행 기술일 것입니다. 목적지만 입력하면 자동차가 알아서 데려다 주니 매일 운전으로 낭비하던 시간을 다른 의미 있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지요. 운전을 하루 한 시간으로만 잡아도 24시간 중에서 8시간은 취침한다고 가정하면, 15시간이던 제 하루를 16시간으로 늘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약 6.7%의 시간이 늘어나는 효과이지요. 100살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평생 6.7년을 더 사용할 수 있는 겁니다. 어마어마 하지요?
시간을 벌어주는 효과 이외에도 운전석이 없어질 것이니 차의 내부 공간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겠지요. 차의 앞뒤 구분이 없어지고 직사각형에서 정사각형이나 원형 모양으로 바뀔지도 몰라요. 내부가 응접실 같은 구조로 될지도 모르죠. 또한 개인이 직접 자동차를 구입할 필요가 없어질 거란 예측도 많습니다. 차량 제공 서비스 회사에 탑승 위치와 시간만 예약해 두면 무인 자동차가 알아서 모시러 오고, 도착 후에도 주차 걱정이 없으니 너무 편하겠지요. 집에도 주차장을 둘 필요가 없고 자동차 보험을 들 필요도 없어요. 정말 멋지지요?
사실 최근 자율 주행 자동차 개념 이외에도 동시에 뜨고 있는 기술이 두 가지 더 있습니다. 하나는 전기 자동차이고, 다른 하나는 경량화입니다.
과거에 새로운 연료 개발이 한창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테슬라 모터스가 100% 전기 자동차의 가능성을 입증하면서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이 빠르게 전기자동차 기술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제 자동차에는 더 이상 엔진이 없어진다는 뜻이고, 우리는 더 이상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소를 가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대신 배터리 충전소에 가거나 아니면 집에서 직접 전기 콘센트에 꽂아 충전을 하게 될 겁니다. 전기 자동차로 바뀌면 좋아지는 첫 번째는 비싼 기름을 넣지 않아도 되니 경제적이라는 겁니다. 미래에는 갈수록 전기료가 싸질 예정이거든요. 또한 성능이 엔진 자동차보다 훨씬 좋습니다. 전기 자동차는 시속 100km에 도달하는데 3~4초가 안 걸립니다. 경주용 자동차나 가능했던 이야기지요. 부품도 얼마 들어가지 않아서 차량 유지보수 비용도 거의 들어가지 않고요. 차량 앞의 보닛을 열어도 엔진 룸이 필요 없으니 큰 트렁크예요. 이제 트렁크가 작다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경량화는 말 그대로 차량을 가볍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지금은 철판으로 차량 외형을 제작하지만 앞으로는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과 같은 경량 복합 소재로 만들게 됩니다. 아시는 것처럼 이미 CFRP로 만들어진 차량들이 출시된 상태입니다. BMW의 i3가 가장 대표적인 CFRP 자동차입니다. 경량화를 하면 무엇이 좋아지냐고요? 가벼우니 에너지 소모가 적어집니다. 엔진 자동차는 연비가 좋아지고, 전기 자동차는 전기 소모가 적어지겠지요. 한번 충전으로 더 멀리 까지 갈 수 있게 됩니다. 몸체가 가벼워지니 가감속도 좋아지고, 무게중심이 낮아지면서 코너링도 좋아집니다. 자동차의 경량화로 인하여 철강 회사들은 오랜 빙하기로 접어들 거예요.
경량화, 전기 자동차, 자율 주행 기술은 서로 종속성이 없기 때문에 동시에 발전하게 될 것이고, 수년 내에 보편화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저도 자동차를 바꾸려면 5년 정도 남았는데, 그때쯤이면 CFRP로 만들어진 전기 자동차에 자동 주행 기능이 탑재된 모델을 골라야 할 것 같아요.
인공지능 기술은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아도 너무나 잘 아실 것 같아요. 알파고 덕분에 몸 값이 천정부지로 올랐지요. 실제로는 인공지능이 생각하는 것만큼 만능은 아니랍니다. 제가 두 번째로 인공지능을 소개하는 이유는 파급 효과가 커서이기 보다는 요즘에 인기가 너무 높아져서 입니다.
인공지능은 1950년경에 처음 등장하여 무려 70년 가까이 연구해온 분야입니다.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수많은 연구자들이 연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야 일반인들에게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수난을 겪은 기술인지 예상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사실 2005년경 딥 러닝 기술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인공지능 분야는 찬밥 신세였어요. 영상인식이나 음성인식, 문자인식 등의 특정 분야를 제외하고는 기업 내 연구소에서 인공지능이라는 말은 꺼내지도 못하는 수준이었답니다. 저도 오래전에 회사에서 인공지능으로 프로젝트를 제안했다가 싫은 소리만 잔뜩 들었던 경험이 있어요. 그러고 보면 딥 러닝 기술이 빙하기에 있던 인공지능 분야에 봄을 가져다준 셈이에요.
인공지능은 크게 두 가지 분야로 나누어 생각을 해야 할 것 같아요. 하나는 전문가 시스템이고, 나머지 하나는 학습 기반 인식 시스템입니다.
전문가 시스템은 사람이 오랜 세월 동안 만들어 놓은 전문 지식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고, 원하는 전문 지식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예요. 전문가 시스템은 70년대부터 등장했는데, 전문 지식을 기반으로 먹고사는 직업은 인공지능으로 인하여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이미 과거에도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특히 법률과 같이 방대한 데이터에서 원하는 데이터를 찾아야 하는 분야가 가장 적합한 영역이었지요. 하지만 40년이 지난 지금도 전문직은 아직 건재하네요. 최근 IBM이 만든 인공지능 왓슨(Watson)이 전문가 시스템의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보시면 됩니다. 물어보면 뭐든 대답하지요. 2011년 미국의 퀴즈쇼 제퍼디에서 역대 우승자들과 대결하여 당당히 우승을 했답니다. 요즘은 금융 회사의 자문역할도 하고, 새로운 요리 레시피도 개발하고, 비서 역할도 하는 등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답니다.
학습 기반 인식 시스템은 많은 데이터 중에서 공통적인 특징을 추출하여 구분을 하는 인공지능입니다. 조금 말이 어려운데, 예를 들면 사람은 고양이를 보면 고양이라고 인식하고 개를 보면 개라고 인식합니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고양이와 개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사람들에게도 "당신은 고양이와 개를 어떻게 구분합니까?"라고 물으면 선뜻 대답하기 어려울 거예요.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많은 고양이와 개를 보면서 학습을 했기 때문에 구분을 할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우리 뇌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구분했는지는 우리도 잘 모릅니다. 이렇듯 인공지능도 학습을 시키는 겁니다. 수많은 고양이 사진과 수많은 개의 사진을 준비하여 인공지능에게 "이것은 고양이, 이것도 고양이, 이것도 고양이, 이것도 고양이, …, 이것은 개, 이것도 개, 이것도 개, …" 이렇게 학습을 시킵니다. 그러면 인공지능은 스스로 공통점을 찾아내어 모델을 만듭니다. 학습을 마치고 나면, 아무 사진이나 보여주면 인공지능이 학습한 모델을 이용하여 고양이인지 개인지를 답하게 되는 것입니다. 학습에 사용한 데이터가 얼마나 많고 다양한지에 따라서 인공지능의 성능이 달라집니다. 하지만 한계도 명확합니다. 학습시키지 않은 데이터는 알아보지 못합니다. 고양이와 개만 학습시켜놓고 코끼리 사진을 보여줘 봐야 코끼리를 알아볼 리가 없겠지요. 알파고도 학습 기반 인식 시스템이라고 보면 됩니다. 수많은 대국 데이터를 이용하여 학습을 시켰기 때문에 바둑만 끝내주게 잘 둡니다. 다른 건 젬병이지요.
인공지능이 발전하기 위한 핵심 기술은 컴퓨팅 파워(계산능력)와 빅 데이터입니다. 최근 인공지능이 다시 살아난 이유는 딥 러닝으로 인식 성능이 크게 높아진 것이 주요했지만, 동시에 컴퓨팅 파워가 크게 증가하고 빅 데이터가 쌓이기 시작한 것도 주요한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컴퓨팅 파워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빅 데이터도 빠르게 쌓여갈 것이므로, 인공지능의 발전은 더욱 가속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어요. 특히, 20~30년 후쯤 양자컴퓨터가 보편화된다면 컴퓨팅 파워에 날개를 달게 될 겁니다.
그러면 인공지능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까요? 사실 스마트 카의 자율 주행 기술도 인공지능이고, 요즘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의 지문 인식도 인공지능입니다. 페이스북에서 사진상의 얼굴 인식 기능도 인공지능이고, 휴대폰의 펜글씨 인식도 인공지능입니다. 이미 우리는 수많은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하고 있어요. 근 미래에는 인식률이 높아지면서 병원에서의 진단이나 금융권에서의 주식 거래 등에도 활발하게 적용이 될 것입니다. 이처럼 특수 목적의 인공지능은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될 거예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다양한 기능에 흡수되어 사용이 될 거예요. 단지 특수 목적으로 사용되는 인공지능을 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남게 될 거예요. 바둑도 잘 둘 뿐만 아니라 친구처럼 말 벗도 되어주고 회사에서는 의사 결정도 최선으로 제시해줄 수 있는 그런 인공지능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인공지능이 나오려면 아마도 인공지능 분야의 빙하기 한 두 번은 더 겪어야 가능할 겁니다. 그리고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범용 인공지능이 나와도 딱히 사용할 응용 분야가 그렇게 많지는 않답니다. 사람 같은 로봇이 나와도 응용분야가 많지 않은 것처럼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인공지능 기술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인공지능도 도구에 불과합니다. 사용하는 사람의 문제이지 도구의 문제는 아닙니다. 인공지능이 스스로 사람을 잡아먹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특정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더 뛰어날지 몰라도 사람 수준의 범용 인공지능은 구현이 불가능할 겁니다. 이것은 신의 영역이지요.
3D 프린터는 2013년 2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 연설에서 제조업의 차세대 기술로 강조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게 된 기술입니다. 기술이 처음 등장한 지는 30년이 넘었답니다. 3D 프린터가 무엇이길래 제조업의 차세대 기술이라고 극찬하는 것일까요?
이제까지 제조 산업에서는 물건을 만들 때 깎아서만 만들어 왔습니다. 제조 회사의 공장에 들어가 보시면 온통 깎아내는 기계 밖에는 없답니다. 물건을 돌리면서 깎고, 공구를 돌리면서 깎고, 물건도 돌리고 공구도 돌리면서 깎지요. 정밀하게 만들려면 깎는 수밖에는 없었어요. 그리고, 하나의 큰 덩어리를 처음부터 깎으면 시간이 너무너무 오래 걸리고 버리는 재료도 너무 많기 때문에, 얼추 비슷한 모양의 틀로 주조하거나 눌러 찍어서 기본 모양을 만든 후, 마지막으로 원하는 모양으로 정밀하게 깎아내는 작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입니다. 그런데, 3D 프린터는 깎는 것이 아니라 한 층 한 층 쌓아 올리는 적층 방식이라는 것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쉽게 생각하시면 A4지에 프린트를 하는 것을 한 층이라고 생각하고, 한 장씩 높이를 높여가며 프린트하여 높이 방향으로도 쌓아가는 방식입니다.
이 시점에서 의문이 생기실 겁니다. 깎는 것과 쌓아 올리는 것이 어떤 차이가 있다는 건지 말입니다. 현재 깎는 방식으로 물건을 만드는 공정은 '1. 틀 만들기, 2. 틀로 원하는 모양의 소재 만들기, 3. 깎기(정밀 가공)' 순입니다. 그런데 쌓아 올리는 방식의 공정은 '1. 3D 프린팅'이면 끝입니다. 감이 오시지요? 새로운 제품을 만들 경우에는 3D 프린팅 방식은 틀을 만들 필요가 없으니 단기간에 제작이 가능합니다. 장비도 3D 프린터만 있으면 되지요. 또 한 가지 장점은 틀을 만들어 주조하거나 찍어낸 후 깎는 방식에서는 불가능한 형상을 적층 방식에서는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공 안에 공이 들어 있는 물건을 만들고 싶다고 가정해 보죠. 기존의 방식으로는 내부의 공은 한 덩어리로 만들 수 있지만, 외부의 공은 반으로 나누어 만들고 내부 공을 안에 넣고 외부의 반쪽 짜리 공 두 개를 붙여야 합니다. 하지만, 3D 프린팅은 내부의 공이나 외부의 공이나 모두 반으로 나누지 않고도 공 안에 공이 든 형상으로 한 번에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어떤 형상이든 한 번에 제작이 가능하다는 거예요. 이 정도면 3D 프린터의 장점을 아시겠지요?
그런데 아직도 제조 회사들이 3D 프린터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이 있다는 이야기이지요. 크게 세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3D 프린팅을 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프린터에서 사용하는 재료의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것입니다. 사실 비싸도 너무 비쌉니다. 세 번째는 프린팅 할 수 있는 소재의 종류가 제한적이라는 것이죠.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기술 개발을 하고 있어요. 프린팅 속도가 빨라지고, 재료 가격이 낮아지고, 소재가 다양해지면 제조업이 바뀔 것이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단지 언제쯤이면 기존 깎는 방식 대비 시간적, 비용적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인가가 관건이지요.
그렇다면 3D 프린터 기술은 제조 회사만 관련이 있는 것이고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변화가 없는 걸까요? 그것은 아닙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큰 변화가 있을 거예요. 지금은 집집마다 프린터가 있지요? 원하면 언제든지 인쇄물을 만들 수 있어요. 책도 만들 수 있고요. 이처럼 3D 프린터도 미래에는 집집마다 보유할 수 있어요. 즉, 원하는 물건을 바로바로 개인이 직접 프린트해서 만들 수 있다는 것이지요. 품질은 조금 떨어지겠지만요. 또한, 품질이 좋은 제품을 위해 주문 제작을 한다고 해도 내가 원하는 나만의 제품을 주문할 수 있게 됩니다. 지금은 같은 모양의 제품을 대량 생산만 하지만, 3D 프린터가 보편화된다면 다품종 소량 생산도 가능해지게 됩니다.
현재는 플라스틱 3D 프린팅이 가장 보편적이지만, 석고, 금속, 모래, 고무, 심지어는 나무까지도 프린팅 하는 기술이 개발되었답니다. 이제 원하는 가구도 프린팅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3D 프린터 자체의 기술 발전은 생각보다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3D 프린팅 시대가 머지않았습니다. 다양한 소재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음식 프린팅은 이미 많은 분들이 이야기를 들으셨을 겁니다. 예쁜 케이크를 3D 프린터에서 즉석으로 뽑는 날도 조만간 오겠지요? 최근에는 생체공학 분야에서도 3D 프린팅을 사용하여 인공 피부, 관절, 뼈, 장기 등을 만드는 데에도 활용하고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3D 프린팅 기술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2013년 미국에서 한 업체가 총기를 3D 프린팅 할 수 있는 3D 도면 파일을 인터넷에 올렸고 순식간에 10만 명 이상이 다운로드를 받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개인이 도면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되기 때문에, 나쁜 의도를 갖는 사람이 이 기술을 이용하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3D 프린팅 기술이 무슨 죄가 있나요. 다 사람이 문제지요. 이러한 이슈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늘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원자력 기술이 발전소로 인류에 큰 이로움을 주고 있지만, 동시에 핵 미사일로 인류를 공포에 떨게 만든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시면 됩니다.
열심히 글을 쓰다 보니 생각보다 내용이 길어지네요. 기술 이야기가 재미있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1화>는 일단 여기서 마무리 짓고, 나머지 9가지 기술에 대해서는 <2화>에서 이어서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상상 #미래 #기술 #스마트카 #인공지능 #알파고 #3D프린터
※ 더 자세한 내용은 2023년 출간된 <세상을 바꿀 미래기술 12가지> 책에서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미래를 바꿀 요즘 뜨는 기술(2) - 웨어러블, 신재생 에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