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과 교육에 대하여
갈수록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꼼수와 담합, 편법과 불법, 묵시적 동맹, 경험이 적은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한 가스라이팅 등이 판을 치는 것을 보면 답답함이 밀려온다. 더욱 화가 나는 건 세금으로 각종 혜택을 받으며 기득권을 얻는데 많은 도움을 받아 온 엘리트 집단이 이러한 부정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 놀라운 건 기득권을 대놓고 자랑하는 엘리트들도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은 해당 기득권을 누릴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기득권에 위협이 된다고 느끼면 기득권을 지키는 것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내가 잘나서 얻은 기득권인데 왜 뭐라고 하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국가나 사회의 도움을 받아서 가능했다는 점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고, 한 번 기득권을 얻으면 그걸 빼앗기지 않으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는 것이 문제이고, 기득권으로의 부의 집중이 심화되는 것이 문제이고, 사람들이 기득권 집단에 잘 보이기 위해서 옳고 그름에 편향된 기준을 적용하여 판단하는 것이 문제이고, 기득권이 돈을 만들어 주니 기득권을 위해 일하고 눈감아 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풍조가 만연하게 되는 것이 문제이고, 기득권이 세습된다는 것이 문제이다.
기득권 문제는 검사, 판사, 변호사, 교수, 기업인, 고위공직자, 공무원, 투자가, 전문가, 자산가, 유명인, 종교인 등 할 것 없이 모두 해당된다. 특히, 개인적으로도 지난 수년간 대기업 및 대형로펌과의 법적 분쟁을 겪으면서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말의 뜻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는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모른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기득권 집단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 못할 것이 없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우리나라가 지속가능성을 잃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방법은 없을까?
1.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나이가 많은 세대일수록 더욱 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평균 수명도 길어지니 더 문제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으니 자라나는 세대라도 기득권과 관련된 교육을 명확히 시키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기득권에 수반되는 책임과 의무, 윤리 등, 그리고 기득권을 얻는 과정에서 받는 도움과 지원 등이 어떤 것들이 있고, 국가나 사회는 왜 그런 도움을 주는 것인지 명확한 의미 등 교육.
2. 기성 세대를 대상으로는 법을 강화하여 막는 방법 밖에는 없을 듯 하다. 하지만, 법집행 관련 집단도 초울트라 기득권 세력이라는 것이 문제다. 추가 방안으로는 주요 권한을 갖는 연령대를 대폭 낮추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3. 기득권 세력의 중심축이 되고 있는 대학 서열화 없애기. 입시제도 대폭 개편. 21세기 사회에서 행복하게 사는데 적합한 교육 체계와 그에 맞는 입시 제도로 리셋하기. 현재는 입시가 평생의 계급을 결정하는 시험처럼 작동하고 있다.
4. 기득권 중심 사회를 21세기에 맞는 사회로 재정의 하기 위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 이런 문제를 국가적 난제로 선정하고 해법을 찾기 위한 연구에 힘 써야 할 것이다.
5. 요즘은 혹시 나 자신도 그런 과오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불안함도 느껴진다. 보통은 이런 글 읽으면 자기 자신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싫어하는 이익 집단을 떠올리며 문제라고 생각한다. 각자 나 자신부터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것도 교육에서 고려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 주제로 다양한 토론으로 좋은 해법을 찾아나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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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버 이미지 출처: https://www.thoughtco.com/themis-goddess-of-justice-3529225 (Wesley VanDinter/Getty Images)
※ 2022년 1월 28일 페북에 처음 올렸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