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日1文
신화는 종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인간 자신에 대한 이야기다. 불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스스로 깨달아 부처가 되려 했느냐의 문제이며, 주일마다 교회에 나가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부활한 그리스도가 자신 안에서 부활했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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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종교가 ‘과거를 죽이고 새롭게 태어나라’고 말하듯이 모든 신화는 자신의 과거를 죽이고 새롭게 태어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새롭게 태어난다’는 것이 바로 변화의 정수다. 신화는 모험을 통한 변화의 이야기다. 나의 신화를 만들어간다는 것은 나의 세계가 없는 평범한 삶에서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의 세계를 창조함으로써 내 안에 신의 세계를 구현해가는 과정이다. 스스로 주도하고, 고난과 맞서고, 마침내 세상에 자신의 작은 왕국 하나를 건설해가는 이야기다. 성공과 실패가 하나의 물결처럼 서로를 교환하는 것, 승리의 환희와 패배의 모멸이 온몸을 휩싸는 일에 뛰어드는 것, 모든 신화는 바로 이 무수한 모험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리하여 우리로 하여금 ‘나’를 찾아 떠나는 긴 여정을 시작하도록 부추긴다.
- 구본형 <구본형의 신화 읽는 시간>
신화는 종교가 아닌, 깨달음과 변화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데 현대의 종교들은 신화를 제멋대로 해석하여 그들만의 종교로 만들었다. 깨달음과 변화는 잊은지 오래다. 믿음과 사랑을 내세우지만 실상은 탐욕을 앞세우며 다른 믿음을 가진 이들을 배척하고 차별하는 그들만의 광신 집단이 되버렸다. 스스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 외치지만, 오히려 더 어둡고 추악한 냄새만 풍긴다.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는 커녕, 스스로도 썩어가고 있음을 알지 못한다. 종교는 이미 그 유효기간을 다한듯이 보인다.(기독교적인 용어를 쓰긴했지만, 기독교뿐 아니라 모든 종교가 그렇게 보인다는 점을 밝힌다)
이제 종교로서가 아닌 신화의 본질인 진정한 깨달음과 변화를 이야기할 때다. 인류의 오랜 지혜가 이야기하는 핵심은 결국 나만의 신화를 창조하고, 내세가 아닌 지금 여기서 새로운 세계(천국)를 건설하라는 것이다. 그 세계는 다른 사람이 만든 세계가 아니다. 타인의 의도대로 끌려가는 삶이 아니다. 내가 만든 세계, 내가 중심인 세계다. (이기적으로 살아도 좋다는 뜻이 아니라, 타인의 프레임으로 짜인 세상과 대비해서 내가 중심이 된다는 뜻이다)
위대한 신화는 세상을 구하고, 인류를 구원하는 거창한 것만이 아니다. 스스로 깨닫고 변화하여 자신만의 세계(아무리 작더라도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세계)를 만드는 것이 진정 위대한 신화다. 그런 위대한 신화를 만들어갈, 진정한 나를 찾는 여정을 떠날 준비가 되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