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日1文
일본의 대표적인 지식인 다치바나 다카시는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에서 고전에 대한 견해를 이렇게 밝힌 적이 있다.
"지의 총체를 알고자 한다면 결코 고전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으며, 또한 고전에 얽매여서도 안 됩니다...(중략)...현대인에게 필요한 과거 지의 총체라는 것은...현대의 지와 직접 관련되어 있는 주류만을 선별하여 그것에대한 최신 보고서를 읽어야만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무의미하게 고전만을 고집하게 되면 현대의 지와 직접 관련된 주류를 간과할 우려가 무엇보다도 크기 때문입니다."
최첨단 전문서적들이 과거의 지식을 망라한 결과물이기 때문에 고전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첨단 기술이 과거에 축적된 모든 과학기술의 토대위에 있듯이, 각 분야의 인정받는 최신 서적들은 과거의 모든 유명 저술과 사상의 기초위에 쌓아올려진 것이다. 이 때문에 오히려 고전보다 최신서가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더 나은 통찰을 주는 경우가 많다. 각 분야의 최신 명저를 꾸준히 읽는 것이 고전만 고집하는 것 보다 나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현대 천체물리학은 만물의 생성, 우주의 운행 원리를 그 어떤 고전보다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진화심리학 역시 인간의 마음과 행동의 작동 방식을 그 어떤 철학이나 사상보다 설득력있게 알려주고 있다.
진화론의 경우도 다윈 이래 엄청난 발전이 있었다. 현대의 진화학자들이 오히려 다윈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지식을 갖고 있다. 천체물리학 역시 코페르니쿠스나 갈릴레이 시절에 알지 못했던 여러 사실을 알아냈고 빅뱅을 넘어 평행우주론이라는 대범한 영역으로까지 학문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고전은 어려워
고전은 말그대로 옛 것이다. 그만큼 옛날식으로 씌여 있다. 현대인이 쉽게 이해하고 흥미롭게 받아들이기에 어려운 구석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풀어나가는 이야기의 구조도 요즘 글과 많이 다르다.
고전의 대명사인 ‘논어’도 나에게는 너무 뻔하고 고리타분하게만 들린다. 물론 논어의 철학이 동양 철학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건 인정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논어가 내 삶의 한축이 되야할 필요는 없다. 내가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어쩔수 없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의 저작, 손자병법이나 군주론 같은 책도 몇몇 인상적인 구절 외에는 두 번 읽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물론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들이거나, 내가 깊이 있게 읽는 능력이 부족해서 일수도 있지만 말이다.
자신만의 고전을 만들어야
흔히들 말하는 고전 목록은 추천 목록일 뿐, 그 목록의 모든 책들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무게로 다가오진 않는다. 그래서 더 중요한 것은 그런 일반적인 모든 고전을 다 읽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자신만의 고전 목록을 만드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공명되어 깊은 울림과 삶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책. 그런 책이 자신만의 진짜 고전이다. 자신만의 고전 목록을 구축하는 것이야 말로 책 읽기의 목표중 하나이다. ‘지적 생활의 발견’에서 와타나베 쇼이치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만의 고전이 없다면 아무리 책을 광범하게, 그리고 많이 읽는다 해도 당신을 진정한 독서가로 여길 수는 없다"
정답은 없지만 전통적 의미의 고전중 지금 읽어도 깊은 울림을 주는 몇몇 책과 최근 인정받는 최신서들을 골고루 읽는 것이 균형있게 독서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