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日1文
지금까지 읽어본 어떤 글쓰기 책보다 확실한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이러 저러한 원리 원칙이 아닌 나를 글쓰기라는 행위 자체로 강하게 이끌었다는 점이다. 제목처럼 힘이 있는 책이다.
자유롭게, 빠르게 그리고 많이, 무조건 써라
우선은 무조건 자유롭게 많이 써보라고 강조한다.
자유롭게 쓰기는 일정 시간동안 아무런 통제나 자기 검열, 자아 비판 없이 온전한 자신의 직관에 흐름을 맡기고 글을 쓰는 것을 말한다. 그럼으로써 지나친 망설임, 비난에 대한 두려움을 막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속도감을 갖고 쓰면서 자신의 감정에 보다 충실한 '날 것'의 느낌을 더 효과적으로 살릴 수 있다. 지금까지는 수시로 표현을 고민하고 맞는 표현인지 사전을 검색해 가면서 한 없이 더디게 부담을 느끼면서 썼다면, 자유롭게 쓰기를 통해 그런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정말 맘껏 맘 가는데로 쓰는 것이다. 그저 내키는대로 빠르게 쓰다보면 오히려 속도감이 생기면서 집중력이 더해지고, 그와 동시에 모든 감각이 균형을 이루며 글쓰기에 최적화 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야말로 일필휘지로 빠르게 써내려가는 와중에 주옥같은 글이 탄생하게 된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자유롭게 빠르게 쓰는 것 만으로 글을 완성할 수는 없다. 일단 빠르게 써낸 결과물에 냉정한 퇴고를 여러번 거치면서 글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또 하나 이 책의 미덕은 뭘 써야할지 몰라서 시작 조차 못하는 사람들에게, 뭘 써도 괜찮으니 일단 쓰기 시작하라는 조언이다. 뭘 쓰는지도 모르는 체 쓰다 보면 자연스레 중심이 잡히고 괜찮은 글이 되는 마법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쓰는 스타일 뿐 아니라 소재에도 자유로움을 추구하게 되니, 한계가 없는 글쓰기가 가능해 진다. 무엇보다 글의 양이 많아지고 소위 글빨이 살아나는 느낌이다. 비록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지만, 그런 느낌 자체가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쓰는 시간도 마찬가지다. 특별히 정해진 시간이 아니더라도 쓰고, 전혀 쓰고 싶은 상황이 아닐 때도 쓰고,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자기 직전 등등 때를 가리지 말고 쓰라고 한다. 쓰는 시간도 자유다.
그리고 이렇게 '막' 쓰다보면 당연히 쓰레기 같은 글을 쓸 수도 있으나, 스스로를 받아들이라고 한다. 항상 좋은 글을 쓸 수 없다는 생각으로 형편없는 글을 잔뜩 써내다 보면 그 중에 건질만한 글이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실패나 비웃음을 두려워 말고 일단 무조건 많이 써보라고 끊임없이 격려한다. 일단 많이 써두면 그만큼 버릴 것도 많지만 건질 것도 많아지게 된다.
제대로 시작조차 못하는 나같은 사람에게 힘이되는 조언이다
지금 쓰는 이 글도 차분히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쓰는 글이 아니고 잠시 쉬는 시간에 짬짬이, 이동중에 혹은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으로 끄적거리기도 하며 쓴 글이다. '자유롭게' 와 '많이'를 추구하며 쓰다보니 자연스레 뚝딱 글이 써지는 도깨비 놀음 같은 현상을 실제로 경험하고 있다.
내면의 목소리로 글에 힘을 실어라
그리고 책 제목처럼 글에 힘을 싣기 위한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지나치게 격식을 차리며, 용어 선택에 조심스러워 하며, 세세한 부분을 일일이 신경쓰며 머뭇거린 글에는 힘이 실리기 어렵다. 자신의 직관을 믿고 자신있게 내면 그대로의 느낌을 살린 글이 오히려 생기 넘치고 힘이 느껴지게 된다. 그야말로 글빨이 살게 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자유롭게 쓰기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힘이 실린 글은 대게 처음의 날원고를 빠르게 써 나갈 때 탄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유롭게 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거칠게 쏟아내고 나면 거기서 힘이 실린 글이 나오게 된다. 글을 다듬는 건 그런 내면의 쏟아내기가 끝난 후에 하면 된다. 자유롭게 빨리 쓰기를 통해 충분히 다지기가 끝난 후에야 글에 힘이 생기고, 비로소 퇴고할 만한 가치 있는 글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글에 힘을 싣기 위해서는 생각의 흐름을 경험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경험을 최대한 생생히 글로 옮기는 연습을 하면 자연스럽게 힘있는 글을 단련하게 되는 것이다.
다양한 활용
놀라운 것은 이런 글쓰기가 소설, 수필 같은 문학적인 글 뿐 아니라, 업무나 학업에서의 메일 쓰기,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에도 얼마든지 활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무미건조해 지기 일쑤인 업무용 글쓰기에서도 목소리에 힘이 실린 글을 써낼 수 있다. 이렇게 글에 힘이 실리면 더 잘 이해되고 마음이 움직여지는 글을 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학생이 쓴 글이 특별히 인상적이라 옮겨 적어본다.
"난 일 년에 고작 한 번 굴을 따면서 진주를 발견할 리 없다는 걸 깨달았다. 따라서 나는 많이, 엄청나게 많이 쓰려고 노력하되 쓰는 글마다 보석을 담고 있으리라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나쁜 글을 받아들이는(심지어 달가워하는) 법을 배우고, 그런 걸 더 많이 써낼수록 좋은 글에 더 다가간다는 점을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