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예민한거 아닌가, 고민하지 마세요

1日1文

by 네모탈출
매우 민감한 사람들이나 동물들은 새로운 상황에 매우 느리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다름이 아니라 새롭게 입력된 정보를 처리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람들은 ‘무작정 밀고 나가기’ 보다는 ‘신중하게 조사하기’위해 잠시 멈춘다. 그런데 이때 정보가 너무 많이 입력되면 양에 압도되어 직면한 상황에서 주춤 물러서게 되고 이는 수줍음의 형태로 가시화된다. 이런 연구를 통해 매우 민감한 사람은 본래부터 수줍음을 많이 타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단지 삶에 닥친 문제를 새로운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해 그 모든 정보를 처리하고 있는 것뿐이다. 따라서 매우 민감한 사람은 새로운 해결책을 찾는 데 성공하기만 하면 ‘무작정 밀고 나가는’ 사람 못지않게 외향적이고 사교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요컨대 사교성과 같은 개인차는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정보처리와 같은 개인차가 가시화된 것이다.

- 데이비드 슬론 윌슨 <진화론의 유혹>


나는 굉장히 예민하다. 굉장히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조금만 환경이 변해도 바짝 긴장한다. 누군가의 한마디에 그 뒷배경을 생각하며 다른 의도가 있는지 살핀다. 모임에 낯선 사람이 몇명만 있어도 당황스러워 한다. 타인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구석으로 숨어든다. 너무 예민한 스스로가 실망스러워서 무슨 정신적인 문제는 아닌가 남몰래 고민까지 할 정도다.


하지만 진화심리학을 만나면서 그런 걱정은 사라졌다. 정상적인 많은 사람이 나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인류가 오랜 진화과정을 거치면서 이렇게 지나치다 싶게 신중한 기질이 발달할 수도 있음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나는 잘못된게 아니다. 다만 조금더 신중하고 내면의 처리과정에 시간이 좀 더 걸릴 뿐이다. 나는 지극히 정상이다. 정상이므로 당연히 고칠 필요도 없다. 이렇게 생긴 나 자신을 받아들이고 잘 토닥여 주면 그만이다. 조금 느려도 일단 신중한 처리과정이 끝나면 누구 못지 않게 잘할 수 있다.


나는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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