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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모탈출 Sep 21. 2018

혼자 좋아해도 괜찮다

법륜 <인생수업>

바다를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그럼 바다가 기분 좋은 걸까요, 내가 기분이 좋은 걸까요. 내가 기분 좋은 겁니다. 내가 기분이 좋은 것은 바다가 나를 좋아하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바다를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산은 그냥 산이고 바다는 바다고 하늘은 하늘일 뿐입니다. 내가 이런 것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냥 바라는 것 없이 좋아하고 행복해하는 겁니다. 바라는 것 없이 어떤 사람을 사랑하면, 그가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집니다. 기대 없이 좋아해 보세요, 바다를 사랑하듯이 산을 좋아하듯이.

 - 법륜 <인생수업>


혼자 좋아하고 잘해줘도 괜찮다. 주는 것 만으로 난 이미 사랑하는 기쁨을 얻었기 때문이다. 친절은 베푸는 자체로 기분 좋아지기 때문이다. 사랑과 친절은 꼭 주고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이다. 

어떤 인간관계든 상대에게서 바라는 것이 많으면 그 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서로 바라는 것 없이 그 존재만으로 위안을 받고, 함께 이야기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그저 바라보는 것 만으로 행복할 수 있을 때, 그 관계가 오래 지속된다. 친절을 베풀 때도 상대에게서 대가를 바란다면 그건 거래지 친절이 아니다. 그저 주는 자체로 기쁨이 되는 사랑과 친절이 진짜다.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라는 책이 요즘 인기다. 아무 반응도 없는 상대에게 혼자 잘하고 상처받지 말고, 그 관계를 끝내고 나 자신을 좀 더 보살피라는 내용이다. 나름 수긍이 가는 얘기이긴 하지만, 인간관계에서 항상 받을 생각을 함께 하는 게 옳을까? 내가 한 만큼 상대에게 바라는 것이 많은 인간관계는 더 깊은 차원으로 발전할 수 없지 않을까? 


상대에게 바라는 것 없이 진득하게 그저 좋아해 주고 친절을 베풀 때, 오히려 상대가 진심을 알아주고 역시 조건 없는 사랑과 친절을 베푸는 때가 올 것이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말이다. 설사 되돌아오는 사랑과 친절이 없다 해도 나는 이미 주는 것만으로 보상을 받은 것이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런 마음 자세로 모든 사람을 대한다면 보다 높은 차원의 인간관계에 들어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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