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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모탈출 Oct 24. 2018

누구도 보지 못한 무언가를 보게 될 것이다

영화 <퍼스트맨> 후기

“우리는 누구도 보지 못한 무언가를 보게 될 것입니다”


닐 암스트롱이 달로 출발하기 전 미디어 인터뷰에서 ‘왜 그 많은 희생을 치르며 달에 가야 하는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기술적인 진전, 소련과의 우주 경쟁에서의 우위 같은 것들을 기대한 사람들은 적잖이 실망했을 법한 대답이다. 하지만 그런 표면적인 얘기보다는 이 대답이 더 본질 적인 답이라고 생각한다. 인류의 역사는 이렇게 미지의 세계, 불가능의 영역을 차근차근 정복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닐 암스트롱이 달로 떠나기 전, 가족과 함께 보내는 마지막 밤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달에 갔다가 못 돌아올 수도 있죠?"라고 묻는 어린 아들에게 “그래"라고 말한 후에 악수하는 장면이다. 그렇게 서로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사랑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떠나야 하고 떠나보내야 하는 상황, 둘의 표정과 눈빛이 가슴을 뜨겁게 한다.


그렇게 달 착륙이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떠나야 할 만큼 가치 있는 일인가,라고 묻는다면 아무도 쉽게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에게는 계속해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불가능으로 보이는 영역을 정복해 나가려는 강한 본능이 있는 듯하다. 이런 본능 때문에 인류가 지금의 위치에 서게 된 것이 아닐까. 


이 영화는 닐 암스트롱만을 찬양하기 위한 영화가 아니다. 수많은 희생과 난관을 뚫고 한계를 돌파하고자 하는 인류 문명의 최전방에 섰던 그리고 지금 서있고 서게 될 사람들 모두에 대한 헌사다.


영화를 보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인류 문명의 최전방에 있는 사람인가? 그저 후방에서 편하게 먹고사는 일에만 만족하는 사람인가?


나 역시 내 나름의 영역을 넓혀가며 한계를 극복하는 최전방에 서고 싶다.


PS. <퍼스트맨>은 <위플래시>와 <라라랜드>로 천재성을 드러낸 데미언 샤젤 감독의 신작이다. 라라랜드에서 주연을 맡았던 라이언 고슬링이 다시 한번 출연하여 엄청난 연기를 보여준다. 감독이 불과 33살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역시 천재는 태어나는 것인가-_-;) 젊은 감독이라 앞으로 이 감독의 영화를 오래도록 많이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더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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