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지 않는 독서

1日1文

by 네모탈출
공명선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스승 증자는 제자가 책 읽는 꼴을 볼 수 없었다. 스승이 연유를 묻자, 제자는 이렇게 대답한다.

"선생님! 제가 책을 읽지 않다니요. 저는 선생님께서 가정에서 생활하시는 것을 보았고, 손님 접대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 조정에 일 처리하시는 것도 보았습니다. 열심히 보고 익혔지만 아직 능히 하지 못합니다. 제가 어찌 감히 배우지도 않으면서 선생님의 문하에 있겠습니까?"

조선시대 학자인 홍길주는 이 일을 두고 이렇게 부연한다.

"사람의 일상속에서 보고 듣고 하는 일이 진실로 천하의 지극한 문장이 아님이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스스로 글이라 여기지 아니하고 반드시 책을 펼쳐 몇 줄의 글을 어설프게 목구멍과 이빨로 소리 내어 읽은 뒤에야 비로소 책을 읽었다고 말한다. 이 같은 것은 비록 백만 번을 하더라도 무슨 보람이 있겠는가?"

꼭 문자로 된 종이책을 소리 내어 읽는 것이 독서가 아니다. 삼라만상이 다 문자요 책이다.

삶이 곧 독서다. 죽은 지식, 아집과 편견만을 조장하는 지식은 지식이 아니라 독이다.

-정민, <미쳐야 미친다>

그저하고 대충하는 독서는 아무 생각없이 TV를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온전히 자신의 깨달음으로 소화하고 마음에 새기지 않는다면 진정한 독서라 할 수 없다. 꼭 책을 읽지 않더라도 일상속에서 충분한 배움과 깨달음이 있다면, 오히려 그것이 대충하는 독서보다 낫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