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12월 중순 (업로드 순서 뒤죽박죽)
피아니스트 박수희가 누구냐 하믄,
저의 오래된 칭구에요 뚠뚠
마치 결혼식 청첩장 주듯….
초대장 전하러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 걸음에 와준 고마운 친구
(이번 독주회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 수희의 첫 피아노 독주회
짱 멋진 친구. 2024년 가장 멋진 친구 1위
아마추어 피아니스트로서 이렇게 어려운 도전을 기꺼이 해내는 친구를 보며 용기와 감명을 얻은 시간이었다. 한 자릿수 나이 때부터 서로를 지켜봐 온 사이라 그런지 내가 다 기쁘고 자랑스럽고 그렇다. 시작도 전에 벌써 울컥하는 마음. 첫 곡 들어갈 때 정말로 눈물이 찔끔 나왔다.
그녀가 만들어낸 모든 장면 하나하나가 다 좋았지만 그중에서도 테마가 바뀔 때마다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하는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그건 마치 나에게 주는 특별한 메시지 같았달까.
‘와, 저 엄청난 떨림과 긴장을 어떻게 이겨내는 거지? 도대체 저런 건 어떻게 하는 거지?’
유독 큰 시험 같은 것을 치르는 일에 약해 실패의 경험이 많은 나로서는 상상만 해봐도 몸서리가 쳐지는 광경이다.
하지만 결국 이겨내고야 마는 힘은, 스스로에게 떳떳할 만큼의 연습과 준비에서 나온다는 걸 안다. 그래서인지 그녀가 말한 ‘한 인간의 분투’가 결실을 맺는 순간, 그 자체가 내게 더 크게 와닿았던 걸지도 모른다.
꼭 무언가를 해내지 않아도 괜찮지만, 그래도 건반 앞에 앉아 낯선 공기를 깊이 들이쉬는 그녀를 보며 나도 뭔가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꿈틀거렸다.
결국 삶을 이끄는 건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제가 준비한 이 시간을 통해 전달드리고자 한 것은, 올해 제 삶을 이끌어준 피아노를 사랑하는 제 마음과 음악에 닿기 위한 한 인간의 분투인데요. 그 마음이 전달되었으면, 그래서 사랑하는 일을 시작하거나 유지하는데 용기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수희의 앵콜 전 멘트
2. 애프터 파티
연주회가 이번 서울행의 유일한 목적이었는데 애프터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나눈 대화는 전혀 기대치 않았던 뜻밖의 즐거움이었다. 얼마나 즐거웠냐 하면, 처음 만난 수희의 친구들과 1차에서 끝까지 놀다 헤어지기 아쉬워 따로 2차를 또 간 뒤 새벽 두 시 반인가 귀가했다. (택시가 너무 안 잡혔는데 결국 심야버스 타기 성공✌)
다가오는 8월엔 정동진 영화제에 함께하기로 미리 약!속!ㅋㅋㅋㅋㅋㅋ 벌써 재밌겠다....히히. 세상 무해한 그들을 떠올리니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난 즐겁고 행복하면 티가 너무 많이 나는 사람이다. 숨길 수 없어!!!!)
내년 11월 김미경선생님 바이올린 독주회도 캘린더에 (내 맘대로) 넣어버렸네ㅋㅋㅋㅋㅋ 물론 뒷풀이 옆자리에 앉아 처음 알게 된 분이지만... 선생님 멋졍... 선생님께서 최근 경험하신 애증의 바이올린 히스토리를 들으며 요즘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에 대해 너무 많은 위로를 받았다. 수희의 연주를 통해 느꼈던 것과는 또 다른 질감의 영감을 주셨달까. 역시 집착과 좌절의 경험에는 통하는 게 있다는 것도 또 한 번 느꼈고.
그 자리의 모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지만 그곳엔 정말 다양한 모양의 삶이 있었다. 악기든, 음악이든, 책이든 어떤 한 가지에 몰두하고 치열하게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만이 가진 순수한 에너지가 있다. 게다가 한 사람의 도전을 응원하고 그 시간을 함께하기 위해 모인 그들의 따뜻한 마음이 깊이 와닿는, 귀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연주회에 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몇 번에 걸쳐하는데, 덕분에 나의 세상이 더 확장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사는 세계에서는 쉽게 보고 들을 수 없는 새롭고 다채로운 것들. 내가 더 땡큐!!!
참, 피아노 두오 포핸즈 연주도 살면서 처음 봤는데 너무너무너무 멋지고 신기했다. ‘상호최애(두오 팀이름)’ 연주회도 가고십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