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홀 여행 (2)

25-02-04 두 번째 일기

by 메밀

2025년의 끝자락에서, 한동안 묵혀두었던 일기들을 하나씩 꺼내어 올려본다.

기록을 정리하는 것이, 올해를 조용히 갈무리하는 나만의 의식이랄까...

(…라는 말로 게으름을 살짝 포장해본다.)

12월까지 밀린 포스팅을 모두 마무리하는 게 작은 목표


나중에 이 졸리비는 개미군단을 끌게 된다...뚠뚠

요가하고 점심 묵고 리조트에 도착.

나는 아무도 없는 수영장에서 혼자 수영하고, 바다 덕후 남자친구는 바다에 벌써 들어갔다 나왔다. 호텔 레스토랑 메뉴 4개 뿌시고 (음식이 너무 맛있음!) 지는 해, 노을을 바라보며 책 읽고 맥주 마시고.

평소 그리 바삐 사는 사람은 아니지만 진짜진짜 놀기만 하는 시간. 폰이 물에 빠진 덕에 아날로그식으로만 노는 중. 역시 다 나쁘기만 한건 없다.

포장해온 졸리비까지 먹었더니 배가 너무 부르다. 벌써 하늘이 깜깜하다. 조용한 호텔 야외 테이블에 앉아 일기쓰는 것도 좋네.


빈야사 수업은 만족스러웠다. 열대나무에 둘러싸인 트인 수련 공간도 정말 좋았고, 생각보다 정말 운동되는, 개운하게 땀 쏙 빼주는 시퀀스라서 좋았다.

몸이 아주 탄탄해보이는 다른 서양 언니들 사이에서 지치지 않고 모든 시퀀스를 무리없이 다 소화하는 나를 보며 문득 우리 요가 원장님께 감사함이 느껴졌다. 그동안 정말정말 빡세게 수련시켜주신 덕분이다. (다른 언니들은 중간에 다 나가떨어졌그든...)

명상을 하는 중 선생님께서 날숨에 모든 근심과 걱정들을 뱉어버리라고 하셨다.

‘요즘 날 괴롭게 하는 것들이 무엇이지?'라고 스스로에게 물었을 때 크게 떠오르는 일이 없었다. 안도했다.

내일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게 세상살이지만, 지금 이 순간의 나는 큰 어려움이나 걱정없이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에. 무탈한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지켜지기 힘든지 잘 알기에.

나의 오늘에, 나의 매일에, 함께 요가를 하는 그 순간에 감사함을 느껴보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더 깊이 와닿았다.



이후 미친듯이 바다에서 노느라 일기 쓸 시간&체력 없었음... 다시 가고 싶댜...

작가의 이전글보홀 여행 일기(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