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이 심할 땐 코칭을?
코칭하다 두통이 나았다.
나는 평소 편두통이 잦은 편이다. 아니 스트레스성 두통이라고 해야 할까. 특히 한 달에 한 번은 극심하게 통증이 찾아온다. 어제 오늘이 그랬다. 아무것도 하지 못할만큼 온몸을 마비시키는 통증.
그럴 때 난 피아노를 친다. 두통약 내성이 너무 생겨서 진통제도 잘 안 듣기 때문이다. 피아노를 치다보면 뭔가 집중이 되어 두통이 나아지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피아노를 쳐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았다. 약을 먹어도 듣지 않았다. 밥 먹을 기력도 없어서 내내 누워있었다. 그러다 7시 알람이 뜨고서야 깨달았다. 아뿔싸, 오늘 7시 반에 코칭 약속이 있었다.
시간 조율이 참 어려웠던 고객이어서 겨우 잡았던 약속이다. 내가 아프다고 해서 미룰 순 없지, 이런 생각이 올라왔다. 주섬주섬 침대에서 몸을 떼어 일어났다. 주말엔 절대 향하지 말아야지 했던 서재로 몸을 옮겼다.
물 한 컵을 준비하고 코칭을 위한 마음가짐을 다져본다. 아직 경미한 두통이 있지만 호흡을 가다듬으며 되뇌어본다.
'꼭 고객의 앞에 흐르는 강물만 바라보리라. 내 강물이 아니라 그의 앞에 흐르는 강물 위의 움직임과 생각들에 집중하리라.'
서로 오늘의 기분을 묻고, 그간의 안부를 물으며 마음을 점차 열었다. 서로 웃고 주고받으며 텐션이 조금씩 올라갔다. 오늘 아침 스터디에서 익혔던 '직접적 커뮤니케이션' 을 생각하며 내가 느낀 고객의 상태가 맞는지 꼼꼼히 체크했고, 함께 발맞추어 걸었다.
고객이 자기성찰은 삶의 이정표 같은 거라는 멋진 표현으로 자신의 정체감을 확인할때 함께 기쁘고 벅찼다. 어느새 내 두통이 사라져 있었다.
새로운 진통제를 발견해서 너무 기쁘다.
나의 두통엔 함께 공유하는 공감각과, 누군가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코칭이 특효약이구나.
이제 알았다.
계속 이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