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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코치 신은희 Jul 05. 2022

뮤직 이즈 마이라이프

반복은 나의 힘

큰 애가 리코더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요즘엔 저어먼식 소프라노 리코더로 하더라구요.


높은 도에서 레로 넘어가는게 어렵다고

악기 배우기 싫다며 짜증내는 딸에게

엄마가 처음? 악기 배울때를 설명해주며 공감하다가

해금이 떠올랐어요.


해금은 제 사회초년생 생활이 최악으로 치달을 때 시작했던

악기예요. 성인이 되어 처음 배운 악기이기도 했죠.

어릴땐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었는데 형편이 안되서 말도 못 꺼냈드랬어요. 사회생활 초반엔 직장인 밴드보컬을 3년 정도 했는데 악기 세션들이 잼(서로 자유롭게 맞춰보는 것)을 하는게 그렇게 부럽더라구요.


그러다 현악기 하나는 마스터 해보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

그때 심금을 울리는 해금 소리를 듣게 되었고 그날로 국악원을 가서 등록해버렸죠.


피아노는 그냥 쳐도 이쁜 소리가 나긴 하잖아요^^;

근데 해금은 활대만 움직이는데도 지지지지직 엄청난 잡음을 내며 당황스럽게 하더라구요.


처음은 누구나 서툴지만 해금은 정말 머릿속에 생각하는 음과 실제 음이 달라 고생 많이 했네요.  

근데 전, 될때까지 해내는 난다신 이잖아요?ㅎ

 

뭐든 한번 입문하면 일단 3년은 하는게 제 나름의 루틴이라

회사갔다 소진되어 뻗을 지경일 때도 해금은 꼭 켜고 잤던거 같아요. 무슨 에너지가 그렇게 넘쳐나냐고 물어보던 사람들도 많지만...


사실 그 땐 살고 싶어서 연주했던 맘이 더 컸어요.

저는 스트레스 받으면 아예 다른 활동을 함으로써 저를 분리해내는 편이거든요. 음악소리는 언제나 마음을 치유해주죠.


결국 결혼 전 국립국악원에서 단체연주회도 가질만큼 긴 곡도 완곡할 수 있게 됐었어요. 벌써 12년전 일이네요ㅎ


오랜만에 펼쳐보는 악보 뒷장들에

그 시기 힘들었던 스스로에게 하던 말들이 적혀있어

감회가 새로웠어요.

다시 연습해봐야겠어요.



#애들과리코더불다가 #추억여행 #첫현악기 #해금 #지금은다시초보 #music_is_my_life #난다신 #아티스트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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