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기 위해서 이해하지 않기로 했다.

by 십일아


그래,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

그렇게 이해로 넘기던 일들이 나에겐 상처로 남았다.

이해되지 않는 것을 이해하려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것이 너를 이해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보낸 말들은 도착했건만 함께 보낸 마음은 여전히 내게 남아서 이해되지 못한 채로 이해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너에게로 보내지지 않은 마음이, 나에게서 떠나가지 않은 마음이 결국 서로를 이해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하려 부단히도 애썼다. 그러나 이해라는 것은 ‘이해한다’- 뱉어낸다고 갑자기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분명 스스로 '이해할 거라' 생각했고, '이해했다' 여겼었는데, 여전히 이해되지 못한 채로 서성이고 있기 마련이었다. 그렇게 남겨진 답답한 마음이 날 더 힘들게 만들었던 것은 끝내 이해하지 못한 나를,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상처가 상처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이해라는 다리를 건너야만 했었다. 끝도 없이 이어진 다리를 겁도 없이 가로지르며 내달렸는데, 내딛는 곳곳마다 쩍쩍 갈라지더니, 슬쩍 금 가버린 마음이 끝내 바스러졌다.

다시 원점이었다. 이제는 내팽개쳐지는 것 하나 없이 안고 건너가야 했기에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얼마나 단단할지, 얼마나 넓을지조차 매번, 매 순간을 고민해야 했다. 그렇게 나를 아프게 찌르던 그 고민들의 시간을 통해 알게 된 것은 그 다리는 완성된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돌을 놓으며 단단하게 만들어가야 하는 다리라는 것이었다.

이해란 건너가다가도 다시 돌아볼 수 있고, 단단한 곳도 다시 보수가 필요한 곳이 될 수도 있으며, 힘겹게 걸어가다가도 뛰어갈 수도 있었다. 또한 아예 건너가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해한다'라는 말을 쉽게 내뱉지 않을 것이다. 이해가 가지 않으면 이해하지 않은 채로 내버려 둘 것이다. 힘들게 하던 것들이 서서히 아무렇지 않아진다면 그저 서서히 이해하고 있는 중이구나를 깨달을 것이다.

이전 13화잠시라도 잊기 위해서 간직된 멀리서 찾은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