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언제나 나는 그렇게 착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by 십일아


착하다는 말이 어느 순간부터 칭찬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무렵, 그렇게 또 인생을 되돌아볼 때였다. 누군가는 진정으로 우러나와 착하다는 말을 표현해 주기도 했겠지만 누군가는 그렇지 않았을 테니까. 물론 상대방의 마음이 어떤 마음이었는지 단번에 판별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사실 판별하는 것이 그렇게까지 중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뭐랄까, 기분이 나쁜 것은 아니었는데, 굉장히 애매하달까. 단어 자체가 주는 억지웃음이 나를 지치게 만들었을 뿐이었다.

예전에는 착하다는 말을 들으면 잘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래서 나의 삶이 충만한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다면 그렇지는 않았다. 이것은 너무나도 많은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있었기 때문에 착하다는 말 한마디가 안고 갈 수는 없는 것이지만 말이다.


착하다는 기준이 대체 무엇일까. 각자가 가진 기준에 미치거나 미치지 못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면, 매번 혼란스러운 마음이라면. 그냥 누군가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인 것 아닐까. 나는 그렇게 살아온 것 같다. 그 자체로 이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은 누군가를 만족시키기 위한 삶을 사는 삶. 그러다 문득문득 이런 내 모습을 깨닫게 되어 스스로 불편함을 느끼게 되었고, 순간순간의 나의 감정에 진심인지 아닌지 의문을 품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설령 내가 진정으로 베푼 순간들조차도 그때가 지나고 나면 그것이 정말 진심이었는지 되물어보며 의심을 하게 되고 말았다.


상처를 받은 만큼 상처를 주기도 했고, 사소한 이유로 남을 미워하기도 했으며, 변덕스러운 마음이 누군가를 혼란스럽게 했을 테고, 나의 행동이 어떤 상황을 초래했을 수도 있고, 피해를 주고 싶지 않은 마음은 어쩌면 내가 피해 입고 싶지 않은 마음이라서 되려 피해를 줬을지도 모른다. 어떤 일이든 자책이 있고, 이해가 있고, 반성이 있고, 뉘우침이 있을 테지만 모든 면에 부합하는 인생을 살아가기는 어려운 것 같다. 내 안에 생긴 기준들조차도 언제든지 얼마든지 허물어지기도, 새롭게 쌓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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