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한번은 내가 꼴도 보기 싫어서 일부러 쳐다보지 않은 적이 있었다. 어떻게든 나를 비추는 것들에서 눈을 피하며 시선을 돌렸다. 설령 거울을 봐야 할 때는 얼굴을 찡그리고는 괜히 더 화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또 언젠가 한번은 내가 하는 매사에 딴지를 걸었다. 그게 되겠니?, 그래, 그럴 줄 알았어, 다 네 탓이야, 어차피 잘 안될 거야, 웃긴다. 뭘 기대한 거야? 한껏 모난 말들로 신나게 나를 찔러댔다. 남들에게는 그렇게 위로를 잘 해주면서 말이다. 무표정한 마음들에 찔린 상처들은 깊게 남아서 사라지지 않았다. 나와 싸우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 싶었다.
언젠가 한번은 나를 비추는 모든 것들에 눈을 맞추었다. 가만히 바라보다가 살짝 미소 지어보았다. 살짝 미소 지었다가 활짝 웃어 보였다. 스치는 모든 것들에 따뜻한 시선을 담았다. 얼마 안 가서 멋쩍게 웃어 보였지만 말이다. 또 언젠가 한번은 거울을 보다가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색하게 쓰다듬고는 '괜찮아'라는 말도 덧붙여 보았다. 더 나아가 잘 될 거라는 말도 한번 들이밀어 보았다. 얼마 안 가서 바로 말끝이 흐려졌지만 말이다. 쑥스럽게 건넨 마음들은 잠깐뿐이었을지라도 위로가 되었다. 줄곧 함께하지는 않았지만 문득 찾아오곤 했다. 나와 화해하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 싶었다.
자신과 멀어진다는 것은 대체 어떤 것일까.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도 전에 자책하기, 언제나 진심은 들으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할 말이 생기면 무작정 쏟아내기, 회피하고 숨어버리기, 나의 소리는 가둬두고 남의 소리만 듣기, 실수와 잘못을 나조차도 안아주지 않기, 반성을 하기는 하지만 후회만 하다가 그걸로 끝나버리기.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엄격하고, 가장 안쓰럽다가도 가장 매정하고, 가장 아껴주었다가도 가장 미워하는.
나는 나와 멀어질 때가 잦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