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하루가 짧았으면 했다.

by 십일아


새벽은 지내는 것이 아닌 버텨내는 시간이었다. 적막 속에 몸부림치다가도 깨어있음에 괴로워했기에, 차라리 그 어마어마한 공간에 갇혀 있길 바랐다. 양쪽에서 누르는 환한 빛과 검은 빛은 어느 것 하나도 고를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아우라를 뽐내고 있었다. 그 사이에 끼인 숨 막힘의 온도만큼 낮게 깔린 시간들을 조용하게 어루만지고 있노라면, 살짝 비치던 잡념들이 활짝 들이치는 순간이 찾아왔다. 읊조릴수록 더 가까이 들려오는 소리를 잡고, 하나씩 곱씹다가 또 그렇게 잠이 들고는 했다.


행여나 놓칠세라, 더 꽉 붙잡은 외침들을 잠시만 저 편에 보관해두고는 채 가시지 않은 여운을 입고 온종일을 견뎌냈다.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란 것쯤은, 또다시 되짚어야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되뇐 것들이 뿔뿔이 흩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시켜야 했다. 서서히 저무는 빛에 천천히 드러난 또 다른 빛이 흔들림 없이 이어지고 있을 때, 저 편에 보관해둔 것들이 슬금슬금 솟아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한껏 내뿜고 잠시 흩어진 빛 사이로 그렇게 또 맞이한 새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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