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언갈 간절히 바라기도 또 들뜨며 설레하기도.

by 십일아


기대하는 마음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결과가 어떠할지는 예상을 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그 과정만큼은 온전히 내 것이 되었으니까, 오히려 마음껏 즐기고, 기뻐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기대하는 마음이 커져버린 순간에 마주한 결과가 생각한 결과가 아니라면, 더욱이 큰 실망을 하게 되어버린다면. 그 마음은 잘못된 것이 되어버렸고, 그 시간은 창피한 시간들로 물들어버렸다. 그동안 쏟아냈던 찬란한 마음이 되려 푹푹 아프게 다가와 상처가 되고 말았다.


어째서인지 모든 게 다 허무해져버렸다. 그 무엇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그 무엇은 나를 알지조차 못한다는 사실이 찌릿하게 다가온 찰나였다. 짧게 다가온 순간이었지만 아주 깊게 박힌 순간들은 저릿하게 남은 채, 순간순간을 멈칫거리게 만들었다. 그렇게 어느 순간, 기대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존재해서는 안 될 마음이 되어버렸다. 괜히 아닐 거라고, 안될 거라고, 손사래를 치며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없었던 것이 되어야만 했다. 그래야만 어떠한 결과를 마주하더라도 안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떤 상황을 마주했건, 그 상황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났건. 감정에 잘못된 것이란 없었다. 그게 어떠한 낙인을 만들어냈건 느껴지는 것은 느껴지는 대로 느껴질 뿐이었고, 그저 온전히 받아내면 되는 것이었다. 매 순간 움직이는 마음을 억지로 머무르게 하는 것은 그만큼 불안을 쌓아가는 일이었다. 마지막 순간이 상반된 감정을 남겨서 결국 내가 쥔 것이 흡족한 마음이 아니라 허탈한 마음일지라도, 소중했던 시간들을 잊어서는 안되었다.

이전 25화질질 끌리는 마음의 손을 잡은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