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채워졌다.
앞으로의 1년이 다가왔다.
아니, 1년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보다 더 적을지도, 그보다 더 많을지도 예측할 수 없다.
불확실한 마음으로 채워진 1년을 비워야 다가올 1년을 맞이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언제나 가지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고, 언제나 버리기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양손 가득 쥐어진 것들을 더 꽉 움켜쥐어야 할지, 서서히 빠져가는 힘을 그대로 펼쳐내야 할지. 매일 고민으로 뒤엉킨 밤이 어두워졌다.
그래도 새로운 날은 오니까. 아쉬운 날은 지나가버렸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설레고, 눈물 나게 좋은 날이 올 테니까. 그런 날들은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고, 우리의 눈앞에 펼쳐질 테다. 유독 힘든 날에 한숨 쉬고, 간혹 찾아오는 아픈 기억에 슬퍼하고, 그렇게 상처가 딱지가 되어서 뜯어질 때. 그 보드라운 새 살을 느끼며, 매번 새로운 삶으로 단단해질 테다.
한 발자국 물러서서 너에게 위로를 건넨다.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이 작은 말과 소리가 너를 끌어안고 눈 맞추며, 진심으로 마주한다. 가끔이라도 마음껏 기쁘길 바란다. 쌓아왔던 아픔이 씻기길 바란다. 그 어떤 것을 토해내듯, 다 쏟아내고 바라본 날들이 뜨겁도록 포근하길 바란다. 그보다 더 큰마음으로 더 큰 소망과 더 큰 희망을 가득가득 품길 바란다. 오늘의 이 마음이 소중한 순간이 되어, 매일의 지금에 싹 틔우길 바란다. 그렇게 또 외로워도 눈물 나도 쓰러져도 무너져도. 그렇게 또 찰나에 순간에 문득 떠올리는 우리가 따뜻하고 다정하고 사랑하고 소중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