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햇살이 따뜻하다 못해 따가운 날
바람이 시원하다 못해 차가운 날
매일 걷던 길이 이상하리만치 멀고 유독 어깨가 쳐지는 날
가끔 그러한 날들은 유독 깊게 머물러서 다시금 돌아가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어쩌면 돌아온 자리가 여기인 걸까 착각할 만큼 익숙하게 맞물리는 시간이 오랫동안 새겨진다
흐린 하늘에도 따스한 빛이 쏟아지고
뜨거운 아지랑이 속에서도 선선함이 느껴질 때
맞물리던 것들이 하나씩 자리를 찾아가고
들이마시는 공기가 숨과 어우러지며 쉬어질 때
다시 또 찾아올지 모르는 날들에 두려워하다가도
움츠러든 그 시간들을 버티고 버텨 결국은 깨어난 것처럼
왔다 갔다 하며 허둥대는 날들이 있을지라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