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의 미소로 보자, 우리

22.

by 십일아


문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이미 문을 두드린 적은 많았다

너는 열어주지 않았고 창문으로만 그 모습을 보여줄 뿐이었다

주머니 속엔 열쇠가 있었지만 꺼내지 않았다

꽤 오래전부터 이젠 두드리는 것도 하지 않았다

잠깐씩 창문으로 보는 좁은 풍경을

더 넓게 더 오래 즐기고 싶을 때

낮과 밤의 경계에 쉼을 더하고 싶을 때

그때 굳게 잠근 문을 열고 생생한 숨을 쉬며

박차고 나아갈 거라 생각하기에

묵묵히 너를 기다린다

여기 있다고 언제나 있을 거라고

문 앞에 전하고픈 말을 걸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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