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네 앞에 서서 웃음 지어도 결코 건넬 수 없는 마음이었기에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으려 노력했던 마음이었기에
절대 가볍지 않은 마음이었기에
소중하다는 말로도 감쌀 수 없는 마음이었기에
이 버거운 마음을 감히 보여줄 수는 없었기에
그러니 한걸음 물러서서 바라볼 수밖에
아찔하게 삼킨 시간에 잠시 아파할 수밖에
여운에 잠긴 눈물을 찔끔 흘릴 수밖에
언제나 마음이란 그랬다
알려주고 싶어도 참아야 했다
알고 싶어도 모르는 채로 살아야 했다
알 수 없음에 슬퍼해야 했다
알고 싶지 않은 것을 마주해야 했다
그러나 그쯤에도
꿈틀거리는 기대와 어떤 믿음이 숨겨져 있곤 했다
간혹 그 언저리에서
간질거리는 설렘과 어여쁜 미소를 마주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