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분명 괜찮았던 일이었다
한참 잊고 살았던 일이었다
이미 저 어딘가 차갑게 눌어붙은 기억이었고
어지러운 틈을 타 잔잔하게 밀려나버린 추억이었다
그러나
정말 괜찮은 일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정말 잊고 살았던 일이 맞는지 따져보기 위해서
버릇처럼 군데군데를 드러내곤 했다
건드리면 덧날 걸 알면서도 좀처럼 가만두지 못했다
고질병이었다
박힌 못은 뽑히지 않는다는 것을 잠시 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러니 눌어붙은 곳은 찢어지고 다시 또 달라붙기까지 오랜 시간 아팠다
밀려나버린 것은 다시 또 되감아지며 어지럽게 쓸렸다
결국 언제나 괜찮지 않았기에 잊고 살았던 적이 없었기에 그토록 열심히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었던 거였다
괜찮은 날엔 괜찮은 일이 되었고
괜찮지 않은 날엔 괜찮지 않은 일이 되었다
잊고 싶은 날엔 없던 일이 되었고
잊고 싶지 않은 날엔 존재하는 일이 되었다
그저 그뿐이었는데
마음에 따라 움직이는 단순한 흐름일 뿐이었는데
무엇이 아쉬워서 그토록 꽉 붙잡았을까
무엇이 괴로워서 그토록 멀리 밀어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