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익숙한 두통과 함께
깨어난 새벽
길 잃은 새벽의 끄트머리
점점 밝아오는 시작의 소리
잠깐 미뤄둔 채
등 돌린 차가운 마음
푹 숙인 고개를 들어
맞은편을 바라본다
떼어내기 힘든 날
언제나 오늘이 되는 날
여전히 멋대로 소리치는 너에게
아직도 슬프게 울고 있는 너에게
잠자코 귀를 기울인다
그대로 걸어가 껴안는다
그날은 슬프기만 한 날은 아니었다. 슬픔 속에서도 웃을 수 있었다. 어떤 마음인지 알았다. 보내주지 못하고 있는 마음을 알았고, 그 마음을 못마땅해한다는 것도 알았다. 그러니 헤아릴 수 있었다. 그저 놓인 마음 그대로를 바라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