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놓아둔 기억이 건넨 것들

13.

by 십일아


한순간 가득 차버린 것들이 하늘에 박혀

가끔은 구름이 되고 가끔은 별이 되어.

아직도 헤아리지 못한 것들이 하늘에 흘러

가끔은 바람이 되고 가끔은 눈이 되어.

뿌리가 단단하게 자리 잡은 나무를 껴안기도

그 나뭇가지 사이로 비추는 햇살을 잠깐 즐기기도

나뭇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함께 내려앉기도.

하루 내내 내리는 비로 인해 먹구름에 기대어 잠에 들다

일어나면 거닐 거리가 더 푸릇해져 있을 거라 굳게 믿다

그런 기대는 가져도 되는 거겠지

그런 믿음은 쉽게 부서지지 않는 거겠지

다시 또 마지막이라며 찾아가도 되는 거겠지.

꽃들 사이를 걷다 보니 파도 앞에 서 있다

파도를 밟을 순 없으니 아무리 돌아도 끝이 없으니

그저 쳐다보다가 저 끝엔 무엇이 있을까 상상하다가

아무렴 멋진 꿈들이 가득하겠지 하며 미소 짓는다.

붉어진 얼굴은 노을 때문일 테니 숨길 필요 없다던 그 마음을..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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