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졌구나 아무 말 없이

16.

by 십일아


후회할 일 없을 거라 말하던 너의 차가운 답변 속에서

난 오늘도 먹먹한 숨을 쓸어내린다

어쩌면 간절히 원하던 말이었을지도 모른다

끝내 내가 하지 못한 말을 네가 대신 털어낸 것일 수도 있겠다

그러니 그냥 내버려두면 되는 일, 스쳐 지나가는 일, 또 그러한 마음, 간직될 일 없는 기억과 이미 넘겨진 장면..

그뿐으로 두면 될 것을

그럴 수도 있는 일이라고 혼자서 애쓴다

위축된 맘이 거짓말이라며 또 열심히 밀어낸다

맞닥뜨린 마음과 마음이 괴로움에 울어댄다

손댈 수 없는 시간들은 유유히 흐르고 있다

지워진 말을 읽었다

또 같은 공간에 울리는 똑같은 소리..

지워진 말이 기억될 리가 없다

분명 간지러운 구석이 있는 듯했다

그러나 정확히 어디가 간지러운지는 모르는 듯하다

온종일 그 부근만 벌게지도록 긁고 있다

​여전히 그곳에 남은 채로

여전히 혼잣말을 늘어놓으며

고집부리던 맘들이 고스란히 상처가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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