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릴 수 없을 거라는

15.

by 십일아


가까워지면 다가선 거리만큼 그렇게 가까워진 거리만큼 드러내야 할 것들이 생긴다

그때 잠시 머뭇거린다

바닥을 물들인 발자국이 더 깊게 패어간다

힘없는 색이 물결을 일으키며 서서히 죽어간다

여전히 나를 가로막고 있는 것들이 많다

그것은 어떠한 의심이며 어떠한 핑계이며 어떠한 무서움이다

그렇게 다시 또 물러선다

저만치 멀어지면 우리 서로 몰랐던 그때로 서로가 서로에게 한마디 나누지 않던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

서서히 돌아서면 상처받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너에게 나라는 사람이 그렇게 큰 존재가 아니길 바란다

멀어지고 멀어지다 내게 보이는 너의 모습이 희미해질 때쯤

이제 그만 나에게서도 너를 지워야겠다고 다짐한다

시끄러운 마음을 한참 동안 접는다

슬퍼할 자격은 나에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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