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좋은 말들을 언제든 해줄 수 있다며
좋은 곳에도 언제든 데려가 줄 수 있다며
찾아오기만 하면 된다고 했던
찾기가 어려울 땐 데리러 올 거라고 꼭 기다리라고 했던
그 좋은 말들이 그 좋은 곳들이 참 날 설레게 했고 기대하게 했고 기쁘게 했다
그런데 어쩐지 마음은 공허했다 그대로였다
네가 있어 외롭지 않았지만 문득 느껴지는 너와의 거리에 혼자 멀어졌다
네가 있어 슬프지 않았지만 문득 보이는 너만의 시간에 혼자 남겨졌다
함께 마음을 나누었지만 너에겐 들키지 않게 혼자서 쌓아 올린 무언갈 힘겹게 삼켰다
너에게서 멀어진 내게서 네가 멀리 떠나고 난 후
외로움이란 먹먹한 말에 식어갔다
더 이상 슬플 수도 없게 슬퍼하며 지쳐갔다
그 외로움과 슬픔이 괴로우나 싫지 않았다
오래도록 머물러야만 한다는 걸 알았다
외롭고 슬프나 편안한 그곳, 가장 나다울 수 있는 시간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