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의 경계

19.

by 십일아


모든 걸 지우고 싶은 듯 쏟아지는 날

너무 뜨거워 모든 것이 흘러내리는 날

구름에 해가 가려진 어둠에 잠긴 날

꽉 껴안을 필요 없는 마음을 놓친다

그 어떠한 것들을 벗어던질 이유를 찾는다

모여진 숨결은 괴로우려다 멈추고 눈물이 흐르려다 멎는다

모아둔 계절의 끝을 달리다가 한참을 아쉬워하고, 다시 만나자며 인사한다

더 구석진 곳을 찾지 않아도 되니

그저 눈앞에 펼쳐진 홀가분한 마음만 느끼면 되니

맡은 자리에 앉아 하염없이 가만히 숨죽이는 그런 시공간에서 몰랐던 마음들이 차츰 모습을 드러낸다

알아달라며 내 품에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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