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한 줄 한 줄 담은 대사와 차갑고도 따뜻한 배경, 여러 자질구레한 것들을 머릿속에 펼친다.
마음 안쪽, 소중하게 놓아둔 두근거림도 여전하다.
기억하려던 것이 그대로 기억되고 있었지만, 조금 다른 기억으로 남겨져있어도 괜찮았다.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그것들은 그것 나름대로의 옷을 입고, 한껏 기분 좋은 얼굴로 웃고 있었으니.
마치 처음인 듯, 그 장면을 눈에 담는다.
처음 느꼈던 감정을 또다시 처음인 듯, 지금 새겨 넣는다.
잊지 않길 바라다가도 어느새 또 잊히길 바란다.
매번 새롭게 마주하는 상상을 한다.
늘 그렇듯 그렇게 쌓여간 순간들은 아무 말 없고, 나만 조잘거린다.
간질거리는 마음을 두서없이 쏟아낸다.
그렇게 또 한 움큼 지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