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자칫 섣부른 판단이 모든 걸 흐리지 않게
내 안, 낮게 드리워진 어둠이 퍼지지 않게
새로이 들어선 것들에 물러섰던 마음을 도로 가져왔다
그런데 왜일까
점점 뒷걸음질 치고 있다
어지러운 생각이 버둥거리고 있다
멈춘 마음이 가지 않겠다며 버티고 있다
도망친 구석에 기대어 잠시 숨을 고른다
높은 벽을 쌓았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문을 굳게 닫았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다시 제자리로 기어가는 마음을 본다
어딘가 어긋난 벽, 언젠가 생긴 구멍
그 틈을 탓하다 밤을 새운다
그 틈을 채우다 맘을 비운다
하루가 가고 그 하루가 이어지는 날이 될 때
어떤 날이 있고 그 어떤 날을 기억하고 싶어질 때
그 틈으로 바람이 들어온다 바람이 불어온다
내 안에 들어선 것이 아니라 그저 내 눈에 보인 것뿐이더라
새로이 비추다가 바람처럼 자연스레 지나가는 마음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