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지 않고 먼저 다가설 수 있다면

13.

by 십일아


계절의 끝, 그 끝을 보낸다

가만히 엮어 다시 또 만날 날을 표시해 둔다

허투루 보낸 계절 하나 없었지만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 건,

넓게 아우르지 못한 마음이 조바심을 냈기 때문이었을까

아, 그렇게 또 가버리는구나

언제 이야기를 나누었냐는 듯이 멀리 가버리는구나

그래, 아쉬울 건 없지

먼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올 걸 알기에 아쉬울 건 없지

그래도 그때에 남겨진 것들을 가져올 수는 없을 테니

아직도 이토록 가슴이 저미는 이유를 찾을 수는 없을 테니

이 시큰거림을 아쉬움이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구나

담아도 담아도 들이차는 공기가 여전히 차기만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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