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헷갈리는 건 그대로 남아

18.

by 십일아


또 거기에 갇혔다. 숨 막히는 그곳 앞에 와 있었다. 먼저 찾아온 건 그쪽이었지만 지나가라며 가볍게 비켜주지 못한 것은 이쪽이었기에, 다가갔다는 표현이 더 알맞을 것 같았다.

한 쪽 발만 푹 담그고 있었다. 그러니 언제라도 다른 한쪽 발에 힘을 주고 나오면 되었다. 그럼 어디까지 잠겼는지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다.

그저 그런 막막함일 뿐이라는 걸 알았다. 그건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앞선 모든 것에 놓여있더라도 조만간 사라질 그런 것들뿐이었다.

분명 방심한 적은 없었다. 피어나는 의심을 거둔 적도 없었다. 작은 궁금증조차도 무시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째서 이럴 수밖에 없는 건지 도저히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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