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

2.

by 십일아


그냥 쓱 훑고 지나가

아쉬운 척하지 않을 테니까

귀찮게 붙잡지 않을 테니까

좋을 대로 있다가 말없이 사라져도

그런가 보다 갈 때가 됐나 보다

인사 같은 거 바라지도 않을 거야

언제나 바라는 쪽이었어

굳이 일일이 말할 필요도 없어

그 모습이 초라하다 생각하며 원망도 많이 했는데

이젠 그마저도 익숙해져 버려서 괜찮아

물론 여전히 버리지 못한 건 많아

혼자 다 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러다 보니 시간이 좀 걸릴 뿐이야

이제 갈게

이번엔 내가 먼저 갈게

되도록 보려 하지 말자

설령 내가 널 찾아도 부디 외면해 주길 바라

그런데 네가 날 찾는다면 그건 내가 막지 못해

기다릴 테니까 언제 오나 하고 기다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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