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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노들 Apr 10. 2017

4월, 제주의 봄

곽지, 애월, 한담, 협재, 금능 그리고 4.3 평화공원까지

4월이다. 제주의 여름, 가을, 겨울은 다녀봤는데 정작 그렇게 예쁘다던 봄을 못 봤다. 그래서 언젠가는 꼭 때를 놓치지 말고 봄의 제주를 느껴보리라 다짐했는데, 드디어 어찌저찌 시간을 냈다.


여행지에서는 늘 뚜벅이로 다니다 보니 그게 불편하지만 이제 익숙한 경지에 이르렀고, 또 덕분에 지도 보고 움직이는 데 도가 텄다. 중간중간 멈춰 바람 좋은 때엔 의자에 앉아 무작정 쉬기도 하고, 그림 같은 노을이 내려앉는 바닷가에선 노래를 틀어놓고 해가 다 질 때까지 멍하니 바라봤던 여유도 좋았다.


여행길에 오를 땐 생각도 많이 하고 머릿속도 정리할 수 있을 것만 같아도, 막상 그림 같은 풍경 앞에 놓이면 아무 생각도 안 든다. 생각하는 게 별 의미 없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냥 순간 속에 사는 것만으로 마냥 좋다. 그런 소소한 일탈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든 게 아닐까 싶다.


3월 31일부터 4월 4일까지, 4박 5일 동안 제주의 모습을 담았다.


ⓒ 2017 NOODLE 밤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도착!


열한 시가 가까이 되어서야 제주에 도착했기 때문에 숙소는 공항 근처로 잡았다. 택시로 10분 거리인 현하우스.


ⓒ 2017 NOODLE 손수 뭘 이렇게 많이 만드신다


다음날 아침, 여행 내내 있으려고 계획했던 곽지로 바로 옮기려고 했는데 게하 주인아주머니께서 근처 벚꽃축제가 열리니 구경하고 가라고 얘기해주셨다. 여행은 자고로 현지인 얘기를 듣는 게 최고! 짐을 좀 맡아달라 부탁하니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덕분에 기분 좋게 근처 벚꽃축제로 출발.


ⓒ 2017 NOODLE 그런데 벚꽃이 없다


공항 근처엔 벚꽃이 피질 않았다... 그래도 축제라고 이것저것 부스가 많이 열려 구경하는 맛은 있었다. 전에 세화에서 들렀던 카페에서 봤던 쟁반에 솜사탕, 풍선, 흑돼지 바베큐까지!



곽지과물해변에 도착하자마자 점심을 먹으려고 커리왈라에 갔는데 없다(!) 없어졌다. 가격도 좋고 맛도 훌륭했는데. 특히 토마토에 설탕 뿌려주던 디저트는 잊지 못할 맛이었거늘, 너무 아쉬웠다.


ⓒ 2017 NOODLE 제주는 교회도 민트민트


ⓒ 2017 NOODLE 카페 태희


내가 좋아하는 피쉬 앤 칩스를 파는 카페 태희로 방향을 틀었다.


ⓒ 2017 NOODLE 바로 앞 바다 예쁜 것도 여전하다



대표 메뉴라고 할 수 있는 피쉬 앤 칩스에 치즈 버거 하나를 주문했다. 크으. 피쉬 앤 칩스는 살이 통통한 게 여전히 맛있었고 버거는 처음 먹었는 데 훌륭한 맛!


ⓒ 2017 NOODLE 피쉬 앤 칩스와 치즈버거



밥을 먹었으니 짐을 풀러 게하로 이동. 남은 3박 4일은 모두 이 곳에서 보낸다.


ⓒ 2017 NOODLE 제제 스테이


ⓒ 2017 NOODLE 게하 앞을 지키던 개


게하 바로 앞에 알록달록 페인트 칠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 학교가 보였다. 계획 하나도 안 하고 온 보람이 막 느껴질 정도로 새로 볼 게 많았다.


ⓒ 2017 NOODLE 곽금초등학교



색이 정말 쨍했다.


ⓒ 2017 NOODLE 알록달록


제주에 왔으니, 본격적으로 바다를 봐야지.


ⓒ 2017 NOODLE 곽지과물해변


곽지는 느낌 탓인가, 다른 바다보다 왠지 바람이 더 많이 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아무렴 어떤가 싶지만.



한참 바다 보며 걷다가 발견한 카페. 정말 홀리듯이 갔다.


ⓒ 2017 NOODLE 외관이 딱 내 스타일



카페 앞으로 바로 바다도 보이는 데다, 유채꽃도 제법 있어 색 조화가 좋다.


ⓒ 2017 NOODLE 바다가 바로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카페 안에는 마끼와 꼬끼라는 개 두 마리가 있었는데 심장 부여잡느라 혼났다. 볕 좋고 한적하고 여유롭던 카페.



저녁은 제주 생갈비로 마무리!


ⓒ 2017 NOODLE 곽지해변 근처 다시정 식당


다음 날 아침!


ⓒ 2017 NOODLE 게하 창문을 열면 보이는 곽지과물해변


협재해변 근처에 한림공원으로 향한다. 입장료가 그냥 사면 만 천 원, 소셜에서 미리 조금 더 싸게 샀다.


ⓒ 2017 NOODLE 한림공원



ⓒ 2017 NOODLE


튤립이 한창이다.



ⓒ 2017 NOODLE 무슨 동굴이었더라...


ⓒ 2017 NOODLE


벚꽃은 생각보다 많이 피진 않았다. 지금쯤 만개했을 것 같다.



아침 겸 점심을 먹으러 협재해변 근처 칼국수 집으로. 근처에 한림칼국수(?)라고 또 유명한 곳이 있다던데 그 집이 문을 닫아 줄이 더 길었다.


ⓒ 2017 NOODLE 협재칼국수


ⓒ 2017 NOODLE 해물칼국수와 보말칼국수



협재해변으로 가는 길. 개인적으로 서쪽은 협재해변이 제일 예쁜 것 같다. 멀리 보이는 비양도도 근사하고.


ⓒ 2017 NOODLE 멀리 보이는 비양도


ⓒ 2017 NOODLE 괜히 이런거 하나 찍기


쉬러 온 여행이니까 진짜 쉬러 근처 서점으로 갔다. 문 앞에 써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책을 읽는 공간이기 때문에 혼자 오는 것이 가장 좋고, 여럿이 와서 떠들거나 하면 안 된다. 당연한 얘기. 술과 커피를 같이 판다.


ⓒ 2017 NOODLE 알로하서재



바 형식의 자리가 있고, 안 쪽으로는 밀실이 있다. 오픈 시간에 맞춘 덕에 밀실로 입성!


ⓒ 2017 NOODLE 밀실


책을 가져오지 않은 사람도 책을 볼 수 있도록 꽤 많은 양의 책이 마련되어 있고, 소규모긴 하지만 독립출판물도 판매한다. 조용히 책 보며 쉬기 너무 좋다.



한참 책 보다 또 근처 카페로 이동.


ⓒ 2017 NOODLE 최마담네 빵다방



겉은 기와를 올려 멋스럽다. 내부도 상당히 조용한 편. 빵과 커피 마시며 쉬기 좋은 곳이다.


ⓒ 2017 NOODLE 더치커피


지나가다가 이런 요염한 개도 만나고. 내가 제주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길거리에서 이런 귀여운 개를 많이 볼 수 있다는 점 ㅠ_ㅠ



금능해변까지 걷는다!


ⓒ 2017 NOODLE 야자야자해


협재에 비해 아기자기한 금능해변. 마침 해가 지고 있었는데 노을이 무척 예뻤다. 한참이나 앉아 있었다.


ⓒ 2017 NOODLE 해가 내려 앉는 금능 해변


ⓒ 2017 NOODLE 야자나무 사이 보랏빛 어둠이 내려 앉는다


다시 저녁을 먹으러 협재로 이동. 고등어구이에 해물탕, 광어회까지 맛봤다.



숙소로 이동하기 전에 협재에 한번 더 들러 바다를 본다. 눈에 마음에 담아야지.


ⓒ 2017 NOODLE 안녕, 협재!


여행 4일 차. 여기까지 왔는데 그 유명하다는 봄날카페와 몽상드애월을 안 가볼 수 없어서 그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날이 좋아서 굳이 버스 타지 않고 한담해안 산책로를 따라 걷는다.



아침에도 예쁜 곽지. 한담 해변으로 가는 길에 곽지 해녀의 집이 있다. 아침을 먹어야지.


ⓒ 2017 NOODLE 해물라면과 전복죽


한담해안 산책로는 진짜... 말로 표현이 다 안될 정도로 예뻤다.


ⓒ 2017 NOODLE 한담해안 산책로


ⓒ 2017 NOODLE 생각지도 못하게 만난 유채꽃


한참 걷다 보니 저 멀리 봄날카페가 보인다.



ⓒ 2017 NOODLE 봄날카페



봄날카페와 몽상드애월은 바로 붙어있는데, 일단 이 근처부터 갑자기 사람이 엄청나게 많아진다. 북적거리는 걸 상당히 싫어하는 나 같은 사람은 카페가 아무리 좋아도 있을 수가 없다. 사진만 몇 개 찍고 바로 자리를 떴다.



ⓒ 2017 NOODLE 꼭 들리세요!


도로 위쪽으로 걷다 애월애(?)였나, 5분 거리에서 새로운 카페 하나를 발견했다. 숙박시설을 겸하고 있는 곳인 듯했는데 바로 앞으로 바다가 있다.


ⓒ 2017 NOODLE 그래서 이렇게 원기옥 샷도 찍어주고


카페에서 한참 쉬다 버스를 타고 저녁 먹으러 출발. 고등어쌈밥을 먹었는데 끝내줬다. 신세계다.



여행 마지막 날. 하루 늦게 4.3 평화공원에 들렀다. 제주4.3사건은 잘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수도 있겠지만, 제주에 가는 사람이라면 꼭 알고 가면 좋을 것 같다.


ⓒ 2017 NOODLE 전날 69주년 추념식이 있었다



사람이 많지 않아 한적하다. 입장료는 무료. 차가 있으면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버스 배차간격이 2시간씩 날 때도 있으니 미리 시간표를 꼭 확인해야 한다.


ⓒ 2017 NOODLE


전시장 밖으로 나오면 추모탑과 추모비가 있다. 다 헤아려지지도 않는 희생자 이름에, 내가 즐겨 찾았던 세화리, 종달리, 김녕리 등지에서 희생된 분들의 이름을 보고 있자니 절로 숙연해졌다.


ⓒ 2017 NOODLE


ⓒ 2017 NOODLE


공원 방문을 끝으로 제주 여행은 마무리. 공항 근처에서 우진해장국에 들러 해장국에 몸국도 먹고, 바로 옆에 있는 김만복 김밥도 포장했다.



ⓒ 2017 NOODLE 벌써 그리운 제주


벌써 그리운 제주.

I miss the taste of a sweeter life!



ⓒ 2017 NOOD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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